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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미 Dec 21. 2017

당신이 궁금했던 새로운 세계로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리뷰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 걸까?


나도 아주 가끔 궁금하다.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우리는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도 생각하지만, 죽음에 관해서도 한 번쯤은 여러 상상을 해보았을 것이다. 특히 어렸을 때는 더 집요하게 궁금했던 것 같다. 죽은 이후 나 자신의 행방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백과사전에도 나와있지 않기 때문이다. 


유령이나 귀신이 되어 현실에서 외로이 떠돌아다니는지, 아예 내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우리가 모르는 어떤 '세계'가 있는 것인지 말이다.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에서는 죽음 이후의 세계, 즉 우리가 궁금해하는 '사후 세계'를 기가막히게 영상화하여 구현했을뿐더러 일평생 남을 도우며 반듯하게 살았던 소방관이 재판을 받게 되면서 드러나는 사연에 따뜻한 감동까지 선사한다.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이 영화를 보게 되는 관객들이 그랬을 것이고,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개인의 삶이 현재 어떠한 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분명 자신의 삶을 돌아보기가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좋은 영화란, 바로 그러한 지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간과하고 있던 어떤 사실에 간접 경험을 하게 되면서 나 자신을 발견하고 찾게 되면서 꿈틀거리게 하고 한 줄기의 생동감을 얻게 되는 것, 그것은 영화가 지닌 힘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주인공 자홍은 소방관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치열하게 살아왔다. 이렇게 말하면 과연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 테지만 그는 뜨거운 불길 속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로 정의로운 인물이다.

 '나'는 죽었고, 누군가 나를 찾아왔다. 


화재 현장에서 목숨을 구하다가 추락하여 사망한 자홍, 그의 이름을 부르는 두 명의 저승사자들이 있다. 그를 '귀인'이라고 부르며 칭송하는 그들은 자홍의 삶이 매우 정의로웠음을 초반에 공표한다. 인간이 죽으면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총 7가지의 재판을 받게 되면서 '환생'의 여부를 결정한다는 설정 하에 사후 세계 안에서 자홍의 삶을 하나씩 돌아보게 되는 내용인데, 그 '세계관'을 매우 집요하고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것이 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이다.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나는 이 영화를 보는 약 두 시간 동안 끊임없는 새로운 세계로 끌려다니면서 환상적인 모험을 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의 세계관과 이야기의 완성도가 높은 영화가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일무이하다고 보았다. '사후 세계'라는 판타지를 시각화하는 데에 있어서 감독이 얼만큼의 시간을 투자했을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었는지가 보일 만큼 디테일이 살아 있었다. 


사실 CG 같은 경우는 보는 사람에 따라 그 완성도의 깊이가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야기에 접목하여 보았을 때 굉장한 성취를 했다고 보았다. 하지만 이미 수준 높은 할리우드 판타지에 흠뻑 젖은 관객들에게는 약간의 아쉬움도 있을 수도 있겠다.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브런치 무비패스 작가로 활동하면서, 여러 영화의 시사회를 관람하고 리뷰를 작성하였지만, 나는 이 영화를 '올해의 영화'라고 꼽고 싶다. 시각적으로 볼거리가 풍부한 장면들을 보며 설레기도 했다가 웃기도 했다가 꺼억 꺼억 울기도 했다. 


우리가 스크린에서 익숙하게 보아왔던 하정우와 차태현, 주지훈 그리고 이정재의 활약도 흥미를 이끄는 요소 이기도했지만 '김동욱'과 '김향기' 배우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내가 영화관에 앉아 주먹을 물고 울었던 이유는, 이 두 사람의 진정성 있는 연기가 내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이 영화, 연말 기간 동안 꼭 많은 사람들이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감독이 이 영화를 위해 들인 엄청난 노력이 스크린에서 고스란히 나타났고, 우리를 계속해서 새로운 세계로 끌어당긴다. 그 세계를 맛본 관객들은 춤을 추듯 영화관을 나올 것이다. 


올해의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이었다. 


글 여미 

커버 사진, 이미지 출처 : 네이버

yeoulhan@nate.com


본 리뷰는 브런치 무비패스 작가 자격으로 시사회에 참석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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