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 끝에, 머물러 있던 소중함에 대해.
내 안에서 언제나
잔잔히 머물러 주던
사랑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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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울LEE / 내려놓고, 바라보는 숨 ]
"후-"
속에서 꼼꼼하게도 뭉쳐있었던
무거운 숨이 뱉어지는 새벽.
하루 고단했던 수많은 일들과, 시간들이
마침표를 찍는 고요함이 찾아올 때면.
어김없이 오롯하게 홀로 남아
외로움을 자유라 여기며,
밤의 결 따라 꺾여 넘어가는
별들을 향해 조용히 속삭이곤 한다.
"매일을 버텨내는 일이
이렇게도 복잡하고, 어려움 투성이었다니.
난 이 모든 날들 속에서, 조금은 가벼워지길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네."
뱉어지는 말들과 생각들이
넓고 깊은 새벽하늘 속으로 흩어져 가고,
나의 가쁜 숨을 받아 준
그 끝.
그 끝에서 나는, 잠시 머물러 본다.
[ ⓒ 여울LEE / 그렇지, 사랑이 있었구나 ]
어둠이 숨소리 마저 데려가던
까마득한 새벽하늘 위로, 하나 둘.
겹겹이 쌓여가던 고민의 무게가
바라보던 눈썹에 잔뜩 힘이 들어가게 했고.
새벽하늘 보다 더 짙은 그림자가
얼굴을 조금씩 뒤덮고 있었다.
그러다, 순간.
시선 끝에 붉게 물들어가 듯,
저 목적 없는 맑은 사랑이
서서히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가득하도록 말이다.
나는 그 고운 사랑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그렇지.
내게도 있었구나. 나의 사랑들이."
[ ⓒ 여울LEE / 어려움 끝에 머물러있던, 소중함 ]
웃을 때 입 모양이 새 부리처럼
귀여워지는.
힘든 일상에 지쳐 쓰러진 나를 볼 때면.
곁에 다가와
작디작은 손으로 토닥- 토닥.
따뜻함으로 위로를 건네주는.
나의 소중한 아이.
그리고,
온 세상 모든 것들이 내게 휘몰아친다 해도
언제나 묵묵히 곁을 지켜줄 나의 반쪽.
'왜 잊고 있었을까.
내게도 이렇게 나를
또 한 번 살아가게 해주는
사랑들이 있었음을.'
내 시선의 끝은
하늘에 채워진 별들보다
환한 빛으로, 곳곳에 퍼져나갔고.
온몸을 갑갑하게 감싸고 있었던
삶의 먼지들은, 새벽 바람결 틈새로
숨어 들어갔다.
그렇게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이들에게
돌아가는 발걸음 속엔
세상을 살아내는 힘찬 희망이
채워지고 있었다.
[ ⓒ 여울LEE / 가을의 순간 ]
/ 이번화에서는 삶의 무게를 견뎌내다 지친 일상에서
찾게 된 '사랑'의 소중함에 대한 내용으로 담아봤습니다.
어느 날, 하루가 마무리된 새벽.
어두컴컴한 천장을 올려다보니
걱정과 고민거리들이 너무나 또렷하게
제 시선 끝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한 참을 깊고 깊은, 어둠 속으로
파고 들어가게 됐었는데.
갑자기 순간, 잠들어 있던 아이의 숨소리가
제 귀에 가득히 울려 퍼졌습니다.
그때, 저는 머릿속을 털어내며.
제게도 이 세상을 살아가게 해주는
소중한 사랑들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답니다.
힘듦 속에서도, 충분한 행복감을 가진다면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어줄 거란
생각이 들었던 계기였습니다.
여러분의 시선 끝엔
어떤 것들이 머물러 있나요? ⋅⌣⋅ *
다음화에서 또 만나겠습니다. ₊*̥(っ˶ᵔөᵔ˶ )っ
[ 오늘의 삽화 ] 시선 끝에서
ⓒ 여울LEE
+ 그림 제작 과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