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일의 풍경
오늘도 추운 겨울 아침이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지하철역 3분 컷의 새 집으로 이사 온 후 첫 출근일이다.
그리고..
나의 첫 직장이었던 곳의 마지막 출근일이기도 하다. 21년 6개월간 출근했던 직장으로의 마지막 출근일.
이사를 위해 이틀간 마지막 휴가를 보냈고, 크리스마스연휴 덕분에 사흘간의 휴가를 보냈다. 지난 닷새동안 나는 이사를 했고, 5일간의 긴 휴가를 보낸 오늘 사무실 서랍키와 각종 물품들을 반납하기 위해 마지막 출근을 한다.
이사를 했지만 나는 여전히 같은 지하철역에서 출발한다. 오늘 퇴사 후 일주일 뒤엔 새로운 곳으로 출근한다. 내리는 곳 역시 지금 직장과 같은 지하철역을 이용한다.
이사를 했지만 여전히 같은 아파트에 산다. 퇴사를 하지만 일주일 후 나는 여전히 같은 지하철역을 향해
출근하게 된다.
이사는 실감 났지만, 퇴사는 전혀 실감 나지 않았다.
나는 오늘도 여전히 출근 지하철 안에서 책을 읽는다. 나의 출근길 루틴은 앞으로도 쭈욱.. 계속될 테다.
오늘, 새 집으로 이사 후 첫 출근길에 올랐다. 나는 오늘 22년을 함께한 첫 직장이었던 이곳으로 마지막 출근을 하는 중이다.
아.. 떠나오는 마지막 걸음에 눈물 나면 어쩌지..
오늘은 내게 특별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