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은 청춘을 닮았다.

자연이 빛나는 계절

by 린꽃

사계절 중의 한가운데, 여름은 제일 변덕스럽다.
한 달 가까운 긴 시간의 장마기간도 있고, 종종 태풍이 지나가고, 불타오르는 듯한 폭염이 머물다 가는 계절.
요 며칠 변덕스러운 날씨를 보다 보니 벌써 여름의 중간에 와있구나 싶다.
여름 안의 모든 식물은 그 자체만으로도 푸르르다.
궂은 날씨와 폭염 속에서도 가장 푸르게 피어난다.
자연이 제일 빛나는 제 색을 낼 수 있는 날씨,
여름이 청춘과 닮은 이유이다.


8월의 폭염 속, 붕어섬

인생에 제일 예쁜 여름이라는 계절을 살고 있는 나는,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당연히 겪는 다양한 삶의 굴곡을 겪어내고 있다.
오늘까지는 장마였다가, 갑자기 폭풍의 한가운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다가,
어느 날은 딱 죽기 직전까지의 더위에 고통스럽다.
하지만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죽진 않는다.
딱 죽기 직전까지의 고통 속에서도 살기 위해 버티며 인내했던 그 시간들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결국, 죽을 것 같았던 그 시간들도 날 죽게 만들진 않는다.
살며 필연적으로 마주할 수밖에 없는
인생의 변덕을 견딘 후에
나는 비로소 내 빛으로 빛날 수 있다.

한여름의 폭염 속 붕어섬


매 순간 자연의 순리와 같이 피해 갈 수 없는 고통과 인고의 시간을 거치면서도 나는 여기에,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
비록 망신창이가 되고 떨어져 나갈 이파리와 같은 마음을 안고 살지라도 그럴수록 내 뿌리는 더욱 살아가기 위해 깊게 뻗어나간다.


무궁화가 만개한 백골공원


어쩌면 하루씩 죽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고,
이 계절이 지나면 자연이 그 빛을 다 한 채 메마르고 얼어붙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알지만 아무렴 괜찮다.
변덕스러운 계절을 이겨내고 나를 지켜내 한번이라도 나로 피어봤기 때문에 이 생에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거다.
훗날 지나고 나면 이 뜨거운 내 청춘의 여름이 아마 제일 그리울 것 같다.
'가장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제일 밝은 내 빛을 찾을 수 있었다'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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