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나를 못살게 굴면 어때
아주 화가 나고 슬퍼져서
미숙한 내가
화살을 당신에게 돌려도
너른 품으로 달래주는 당신이 있는데
남이 나를 비난하면 어때
나를 틀렸다고 욕하면 어때
당신만은 늘 내가 옳다 해주고
내 편이 되어주는데
다정한 말로 내 어깨를 두드려주고
나를 안아주는 당신이 있는데
누군가의 좋아하는 작가
20등에 못 들었으면 어때
당신의 20등에는 들어있는데
언제까지고 당신에게는
나는 빛나는 재능을 가진 사람인데
읽고픈 책인데 뭐 어때
당신은 아름다운 나비
나는 그 등에 업혀있지
내 무게 때문에
당신은 자주 버거울 테고
등에 업힌 내가 자주,
잔뜩 울어서 엷은 날개는 젖을 거야
그래도 당신은
나를 업고 날면서
당신 등을 타고 있는 내게
다정한 목소리로 묻지
뭐가 그렇게 속상해?
얼른 얘기해봐
괜찮아, 울지 마
다 잘될 거야
가끔은 당신이
훨훨 날 수 있도록
당신의 등에서 내릴까,
생각도 하지만
나는 알고 있어
곧 자라날 거라는 걸
허물을 벗고
당신과 함께 날아다니는
어여쁜 나비가 되리라는 걸
그때는 지친 당신을
내가 업을 수도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