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케이크를 먹는다.
공복으로, 새벽에 집을 나섰다.
뭐라도 먹어야겠기에, 케이크를 하나 주문했는데 어쩐 일로 평소에는 잘 먹지 않는 고구마 케이크가 눈에 들어왔다. 케이크를 포크로 크게 크게 썰어서 와구와구 씹어먹었다. 그러다가 케이크에 꽂혀있던 곰돌이 초콜릿을 보고서, 아니 이렇게 귀여운 걸 어떻게 먹으란 말이야. 그 말을 속으로 뱉고 나니, 갑자기 서글퍼졌다. 처음에는 그다지 맛이 있지 않던 케이크가 뒤로 갈수록 부드럽고 맛있어서, 고구마를 좋아하던 네 생각이 난다. 사실 귀여운 곰돌이를 보아서. 뒤이어 아 고구마가 부드럽고 맛있구나, 그런데 이 맛있는 고구마를 좋아하던 너는 이 세상에 없구나. 그렇게 생각이 뻗어버리니 나는 서글퍼져서 차마 케이크를 더 먹지 못하고 너에 대해 글을 쓴다.
너에 대해서는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사실 어젯밤에도 네가 보고 싶어서 네 사진을 보다가 울었다. 조금 소리 내어 울었다. 늘 내 곁을 네가 맴도는 것만 같다. 너에 대해서 아주아주 길게 글을 쓰면, 정말 목을 놓고 울어버릴 것만 같아서 가끔씩, 아주 짧게만 글을 써야지 생각한다. 눈처럼 하얀 내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