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가

단어 찾기

by 글쓰는나무

가끔은 이 기분을, 이 상황을 어떻게 글로 표현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다. 꼭 맞는 단어 하나만 있으면 해결될 것 같은데, 당최 그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적당한 표현이 나오지 않을 때, 답답함에 멍해지기도 한다. 능력이 된다면 차라리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내고 싶을 정도다.


그럴 땐 사전의 도움을 받는다. 떠오른 단어를 검색해 보고, 비슷한 단어를 찾아가며 연관된 표현들을 살핀다. 그렇게 단어를 좇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원했던 그 하나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사전이 늘 정답을 주지는 않는다. 애초에 내가 떠올린 단어가 적절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아예 그 이상의 표현이 없는 경우도 있다. ‘사랑’처럼 그 자체로 완전한 단어 앞에서는 더 이상 다른 말을 찾을 필요가 없어진다. 그런 경우에는 단어 찾기를 멈추고, 완전하고 뻔한 단어를 넣어 문장을 다듬고 표현에 신경 쓴다.


그저 문장을 화려하게 만들고 싶거나, 이해하기 힘들게 쓸 요량으로 어려운 단어를 찾아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단어는 어떤 순간에만 쓰이고 만다. 단지 그 단어를 사용하기 위해 문장을 만드는 격이랄까.


내가 원하는 건 어려운 단어가 아니라 딱 맞는 단어다. 간혹 찾아낸 단어가 우연히 어려운 단어인 경우도 있지만, 단어를 어렵게 쓰기 위해 문장을 만드는 건 피하려 한다. 단어는 글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한다.


어떤 글이든, 적절한 단어를 찾아야 비로소 온전한 문장이 된다. 책을 읽을 때나 고심해서 쓴 문장에서 전에 모르던 단어를 알아가는 기쁨도 자못 크다. 알게 된 단어가 순우리말이면 특히 더 좋다.


단어는 자주 쓰지 않으면 쉽게 잊힌다. 그래서 새로운 단어는 문장을 만들어 눈과 손에 익히려 한다. 아무리 해도 내게 붙지 못하고 계속 미끄러지는 단어는 어쩔 수 없지만, 여러 문장 속에서 익힌 단어는 결국 내 언어가 되어 유용하게 쓰이거나 그저 알아두는 것만으로도 든든해진다.


어렴풋이 아는 단어, 들어본 적은 있지만 익숙지 않은 단어, 완전히 생소한 단어.

이 단어들 중 무엇을 골라 내 생각에 곁들일까, 어떤 표현이 내 진심을 가장 잘 전할까.

고민하고 찾다 보면, 어느새 단어가 차곡차곡 쌓이고 문장이 지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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