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키터리지」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올리브 키터리지와 그녀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
올리브는...
악인도 선인도 아닌,
냉소적인 것 같으면서도 속내는 여린,
가깝다고 생각한 순간 멀찍이 거리를 두는,
소위 알다가도 모를 류의 사람이다.
그런 그녀는 뜨겁지는 않지만 미지근한 울림을 주며 타인들과 관계를 맺어간다.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남에게 생채기를 낼 것 같다가도,
배려심을 티 내지 않고 소심하게 여기저기 뿌려대는 여자.
살면서 꽤나 버거웠을 고독을 트랜지스터 라디오에 기대 떨쳐내고 또 떨쳐낸다.
또한 냉소적인 행동 기저에 있었을 설움이 많았을 터,
혼자서 두려움과 울음을 삼키고 연약한 속내를 희석시키며 살아간다.
그녀는 자신과 꼭 닮은 사랑을 하고,
헤어짐 또한 그렇게 한다.
사랑과 이별을 하는 긴 시간 동안 그녀에게 휘몰아쳤을 거센 파도들이 또렷이 느껴졌다.
그래서 자칫 쉽게 보였을 그녀의 선택이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다.
새로운 사랑이 찾아왔을 땐 당황스러움과 황당함에 어쩔 줄 몰라 하지만
이내 자신의 방식대로 새로운 감정과 상황을 받아들이며 고요히 인정한다.
'올리브 키터리지'스럽다.
책을 읽는 내내 늙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늙어가는 시간 안에서 저항할 수 없이 퍼지는 온갖 생경한 감정들과 관계들에 대해서.
그렇게 올리브의 시선을 힘겹게 따라가다가 나도 모르게 울컥하기도 했다.
나와는 너무 다르다고 생각하며 읽다가 어느 순간엔,
올리브가 내 마음을 끄집어내어 펼쳐 내주는 것 같았다.
후련하면서 슬펐다.
"그녀는 혼자 있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과 있는 것은 더 싫었다."
"행운이야.
누군가를 수십 년 동안 알고 살 수 있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