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by yessay

독립이란 뭘까요… 부끄럽지만 서른이 가까워온 나이에도 부모님의 도움을 받고 살았습니다. 최근 이사를 준비하면서 독립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되는데요. 더 이상 손 벌리고 싶지 않고, 힘든 내색도 하고 싶지 않고, 시간과 돈에 쪼들리더라도 혼자 해내보고 싶은 마음이 커진달까요. 사실 저는 티가 많이 나는 편이라 티 안 내려해도 다 알 것 같습니다만, 어쨌든 독립을 결심하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습니다. 계산대 앞에서 한도 초과가 나오기 일쑤고 그로 인해 민망한 상황도 자주 연출되어 쥐구멍을 얼마나 찾았는지 몰라요. 참…

얼마 전엔 친구가 저녁을 먹자고 하는데 이번주는 아껴야 하니까 다음에 같이 식사하자고 미뤘습니다. 그리고 편의점으로 가서 라면 한 봉지를 사고요. 하필 그런 날엔 왜 잘 먹지도 않던 맥주가 생각나는지, 맥주 한 캔도 부담스러울 만큼 쪼들리던 날이었지만 망설이는 게 서러워서 할인하는 걸로 하나 집어 들고 나왔습니다. 다해서 4,000원도 안 하는 저녁을 들고 집에 가는 길에 고독함이 온몸으로 퍼지더군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저녁이었습니다.

형편에 맞게 살자. 집을 알아보면서도 이상에 비해 현실이 너무 작게 느껴져 타협하기가 힘들었는데요. 그래도 형편에 맞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을 지키며 집을 구하니 또 맘에 들게 느껴지더라고요. 혼자 치열하게 싸우는 느낌이 듭니다. 눈물날만큼 찌질하기도 하고 그치만 그런 모습이 나쁘지 않게 느껴지기도 하고 뭐 그런 느낌.

불편하고 피하고 싶은 상황으로 나를 내모는 것. 힘들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마냥 안정적이고 정착된 삶보단 제게 더 맞는 것 같습니다. 비록 배수의 진을 친 사람처럼 피할 길 없이 버둥거리며 살아가는 것 같지만요. 나그네처럼 사는 인생, 제 추구미입니다. 정말이에요. 모쪼록 차가워진 가을바람을 힘껏 들이마시며 고독의 계절을 잘 지내보겠습니다. 감기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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