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쥐어지는 온기

이 세상 단 한 조각이라도

by 어제의 오늘


자꾸만 손에 쥐어지는 온기가 있다.

예를 들면 할머니집에 갈 때마다

무거워지는 내 주머니같이.


자취를 하고나서부터

할머니는 내 식사를 항상 걱정하셨는데,

나는 정말 혼자서도 잘 챙겨 먹고 다니는 편이라

늘 그 부분을 어필해 왔는데도 소용없었다.

때론 나 혼자만 너무 잘 먹고 다니나 싶어

죄책감이 들 정도기도 했는데 말이다.


그래도 그녀의 걱정은 끝이 없어서

빈손으로 집을 나선 적이 없었다.



할머니가 아프신 이후에는

한동안 할머니가 어린아이 같이 느껴졌다.

이제는 내가 챙겨야 할 사람이라고 느껴서인지

보호자가 되어 살았던 잠깐의 시간이

꽤나 내 어깨를 무겁게 했던 것 같다.


지난주에 집에 다녀오는데,

애매한 시간대라 밥을 먹지 않고 집에 가려는데

기어이 내 손에 쥐어진 두유 하나.


두유의 무게는 가벼운데

집으로 오는 길에 내내 주머니가 무거웠다.

무거운 것이 내 마음이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날은 추운데 하루 종일 따뜻한 온기로 살았다.



keyword
수요일 연재
이전 15화할머니와 잔치국수의 연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