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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꽁커리어 Jul 18. 2021

당신의 취미와 특기 무시말라

잃어버린 나만의 탤런트, 성장포텐이 거기에 있다.

취업진로 상담분야 지원자들을 보면서 참 아쉬운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정말 이상하리만치 이해가 안되기도 한다. 그만큼 안타깝기도 하고 꼭 들려주고픈 말이 있다.

회사 내부 면접과 지자체를 포함한 외부 면접관으로 다니면서 지원자들을 처음 접하는 것이 입사지원서다. 그중에서도 이력사항을 먼저 스캔해보고 자기소개서를 살펴보곤 한다. 이 단계에서 두 가지만 짚어보려고 한다. 하나는 지원서의 비어있는 취미, 특기란.

또 하나는 취업진로 상담으로 입직하기 전 이전 직업경력이나 커리어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취업진로 상담사(커리어컨설턴트)는 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자세와 역량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그 일을 해나가기 위한 성향과 기질. 즉 인적 속성에 기반한 텔런트가 있는 지를 먼저 보게 된다.

사람과의 대면을 통한 관계와 상호 역할로 풀어가는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고객(참여자, 내담자, 피상담자 등)과의 상호작용이 그만큼 중요하다. 상담의 성패와 질을 담보하는 것은 상담사의 업무적 숙련도와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고객에 대한 온전한 배려와 몰입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상담 자체가 대부분 처음 대면하는 접견에서 시작되므로 정교하게 구조화된 상담 프로세스 설계부터 전혀 불가측적인 돌발상황에 대응해야 하고 고객이 만족하거나 수용하는 결론에 이를 때까지 1:1 관계를 유지해가는 직업군이어서 그렇다.     


무엇보다도 개인의 성향과 마음챙김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직업상 대인관계를 피할 수도 없고 한번 만나고 보지 않을 관계도 아니고, 그렇다고 속마음을 모두 공유하면서 함께 갈 파트너도 아니다. 그렇다고 물건이나 서비스 판매로 종료되는 사이도 아니다. 상담 결과도 수수료를 직접 받는 것도 아니고 급여를 포함한 반대급부가 큰 것도 아니다.

IT부문 개발자 품귀현상만큼 취업진로 상담업계에도 경력 있는 상담사를 찾기도 힘들다.

그런데 두 분야의 구인난의 결은 많이 다르다. IT부문은 공급 부족으로 인한 상대적 가치 상승에서 비롯되지만, 상담업계는 기피 직종이 되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임금 수준은 더디기만 하다. 정부 정책도 집중되고 상담사 구인기업의 수요는 계속 늘고 있는데 말이다.

그만큼 취업진로상담사는 미래의 비전과 위상을 담보로 한 지금 당장의 저평가를 견뎌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한줄기 빛처럼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소속회사의 보상이나 상담고객들의 인정도 있겠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취업진로 상담자로서의 자존감이다. 전문가의 역량이나 포스도 중요하지만 그런 자신에 대해 1도 망설임 없는 자기 소명과 비전에 대한 확신이 그 지속 가능한 생동력의 요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쉬운 것이 취업진로 상담이나 관련 사업의 상담사로 지원하는 이들의 30%는 취미와 특기란이 비어있다는 점이다. 반면 자격증 취득 교육과 도구 활용 프로그램 등 교육사항과 상담학이나 심리학 분야에 편입이나 석사과정 등 학력란은 빼곡하다.     


지원자를 평가할 때, 정확히 말하면 지원자를 직접 보거나 대화를 나눠보지도 않고도

그 사람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취미와 특기란이다.

나머지는 지원자의 선택지가 아닌 개인의 인적사항에서 시작해서 직업적 요소인 학력과 경력사항, 어학, 자격증, 교육내용 등으로 이어진다. 직업능력적 평가나 필터링이 아닌 그 사람 자체에 대한 캐릭터나 성향에 대한 것은 취미와 특기사항뿐이다.

독서라면 어떤 장르를 얼마나 구독했는지, 독서습관은 어떤 지, 구독하고 나서 별도로 정리하거나 공유하는지, 구독 방법도 책갈피를 넘기는 독서인지, 앱을 통해 읽어주는 서비스를 이용하는지, 써머리만 챙겨보는 형태인지 등등에 따라 그 사람의 아이덴티티를 가늠해보는 것이다.

특기사항은 지원자가 얼마나 좋아하고 몰입하는지, 얼마나 잘하는지, 그 잘하는 정도를 무엇을 보고 판단하는지 등으로 질문이 이어지다 보면 지원자의 강점과 통하는 지점도 만나게 된다. 실제 면접 현장에서 취미나 특기로 대화가 이어지면 훨씬 더 초반 면접이 원활해지는 효과도 있어서다.


다른 하나는 취업진로 상담으로 입직하기 전 이전 직업경력이나 커리어 내용이다.

앞서 취미, 특기가 자기중심의 성향적 스펙이라면, 다른 업·직종의 경험은 커리어에 기반한 그 사람만의 스토리라고 할 수 있겠다.

아이돌을 뽑는 경연대회 프로그램에서 JYP 박진영 심사위원이 무대를 마친 참가팀의 보컬에게 묻는다. “들어왔던 음역대를 벗어난 고음이 인상적이었다. 불안하지 않았나 어떻게 생각하나? 연습으로 되는 게 아닐텐테”, “올라가지 않던 고음이었다. 그런데 팀원들이 자신감을 가져라, 우리 팀은 그 부분이 클라이맥스다. 그렇게 진심으로 응원해주어서 된 것이다. 득음을 하게 된 거 같다.”라고 옹골차게 답한다.     


어떤 직장이든 경쟁과 협업, 상사와 선후배, 고객과 제품(서비스)이 존재한다. 반복되는 조직사회 권태 속에서도 눈치와 요령을 알고, 매번 부담과 짜증이 겹치면서도 인정과 칭찬이라는 아주 가끔의 성취도 있다. 늘 달고 사는 고단함과 외로움 안에서도 자신이 알든 모르든 특유의 업무적 맷집과 역량들이 녹아있을 것이다. 몸이 먼저 기억한다는 말이 있잖은가.(그래서 자신의 업무 경험과 비즈니스 스토리 기반 강점을 도출하고 역량으로 시각화해서 스스로 효능감을 증명하는 프로그램을 꼭 권하고 싶다)     


어렵게 대기업 공채에 입사한 후 2주일도 안돼서 퇴사를 고민하는 상담고객이 당신을 찾아왔다. 당혹감을 숨기고 사연을 들어보니 첫 출근 후 2주일 동안 어느 누구도 말을 붙여주지 않고 함께 먹는 점심도 너무 불편하더란다. 큰 소리가 오가는 험악한(?) 회의 분위기도 밖에서 혼자 느끼다 보면  ‘나는 뭐하나, 여기는 어디인가’라는 생각만 든다는데...

그대가 담당 상담사라면 어떻게 얘기해줄 건가, 상담사가 갖고 있는 고유역량과 경험에 기반한 포스가 발휘되어야 할 순간이다.

기존 경험자의 꼰대식 훈계가 아닌 직장경력에 기반한 현실 기반 코칭기법,

즉 스스로에 대한 마음챙김과 성찰이 아주 긴요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나마 직장 경험이 전혀 없는 상담사라면 기로에 선 그 신입사원 고객을 어찌 감당하겠는가, 물론 못할 바도 아니지만, 밥벌이를 위해 다니는 조직사회에서 개인들이 감내해야 할 멍에 같은 것들이 상처로도 남지만 그 상처들을 어찌했을 때 더 도지는지, 아님 새살로 돋아나는지 꽤 쏠쏠한 그들만의 경험치들을 결코 무시할 수 없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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