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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두리e Mar 17. 2024

거짓말을 하는 아이는 언제 홍시가 될까? (1)

10대의 거짓말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순수합니다.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 머리 굴리지 않습니다. 물론 즉흥적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을 존중하고 신뢰하면 그것에 어울리는 합당한 행동을 합니다. 그러니까 계속 의심하고 처벌하고 감시하면 어떻게 그것을 빠져나갈까를 연구하지만,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존중해 주면 그것에 맞는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아이들을 땡감에 비유합니다. 그 떫은맛을 다 드러내야 점점 사춘기를 벗어나서 무르익은 홍시가 되는 거잖아요. 그 땡감이 홍시가 될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는가요? 누구에게?  교장에게, 교사에게, 어른들에게,

어느 혁신 중학교 교장 선생님의 말이다. 전교생 200명의 한 중학교는 주위가 개발제한 구역으로 묶이면서 사람들이 하나씩 둘씩 이사를 가면서 폐교의 위기에 직면했다. 교장선생님이 부임하고서부터는 학교가 바뀌기 시작했다. 교사, 학부모, 학생이 서로 친밀함을 이루는 그런 공동체를 만들기 시작했다. 땡감이 홍시가 될 때까지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존중해 준다.


하지만, 말은 알지만 실천하기란 참 어렵다.

특히, 거짓말을 하는 아이들을 만나면 전폭적인 그것을 해 주기가 난감하다.


현실의 피노키오는 동화 속 피노키오처럼 거짓말을 할 때마다 코가 자라나지는 않지만, 대화를 하다 보면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애매하고 찝찝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거짓말을 잘하는 피노키오 A군은 심성이 착하고 여리다. 하지만,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을 맞이하면서 결이 맞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게 되었고 그 맛이 너무 좋아서 헤어 나오지를 못했다. 학원 수업 사이사이에 친구들과 놀기 위해 거짓말을 했고 그 놀기는 밤이 되면 핸드폰을 통해 새벽까지 이어지며 밤을 꼬박 새웠고 정신이 돌아가야 하는 낮시간은 점점 동태눈이 되어갔다. 계획적인 치밀성은 없는 성격이라 뒷일 생각하지 않고 순간 모면을 하는 '되는 대로 식의 거짓말'은 두 달여의 시간이 지나 들통나기 시작했다. 학원 선생님들과 엄마에게 했던 거짓말은 실체가 드러났고 그 이유 중 핵심은 여자 친구였다. 뿐만 아니라 A군은 담배를 피우다 학교 선생님에게 걸린다. 지난 1년간의 성적도 거짓말로 부풀려놓았고 A군의 엄마는 정신이 너덜너덜해졌다.



A군의 엄마는 금연 테스트기를 사고 손냄새까지 맡아가며 매일 검사를 강행했지만, A군은 나무젓가락으로 담배를 피우는 더욱 발전된 행동을 한다. 거짓말하는 행동은 왜 제어가 안 되는 것일까?

초등학생의 거짓말보다 중고등학생의 거짓말은 좀 더 범위가 넓어지고 잘 제어가 지않는 모습을 보인다. 왜 그럴까? 그들 10대의 뇌구조를 통해 살펴보자.

 

'10대의 뇌'라는 책에서 '프랜시스 젠슨'은 10대의 뇌를 금방 출고된 페라리 자동차에 비유하였다. 어디라도 달려갈 듯하지만 주행검사를 마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전두엽은 뇌의 가장 앞쪽에서 집행, 판단, 통찰, 충동조절에 관여하는데, 뇌는 뒤에서 앞으로 발달하는데 10대 동안에는 전두엽이 가장 덜 성숙한 상태이고 연결도 제일 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전두엽의 기능 중에는 미래를 계획하는 기억이라는 것이 있는데 만 6세에서 10세 사이, 그리고 20대에 가서 다시 크게 발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따라서 10대의 뇌는  미래를 계획하는 힘이 약하다. 성인들은 실수를 통해 배우는 능력이 10대에 비해 뛰어나다. 전두엽 내 위에 자라 잡고 있는 전방대상피질이 발달되어 있기 때문이며, 이것은 일종의 행동 감시자로 실수의 감지를 돕는다. 성인들은 실수를 하면 다시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전방대상피질에 신호가 들어가지만 10대는 이런 뇌영역이 아직 불완전해서 실수를 해도 그것으로 인해 배우기가 더 어렵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청소년 행동을 예측하는 중요한 변수는 거짓말을 하고 들킬 위험에도 불구하고 그 행동을 했을 때 뒤따를 보상에 대한 기대감임이 밝혀졌다.

즉, 위험한 행동을 하면서도 그로 인해 벌어질 부정적 결과를 제대로 경험하지 않은 청소년은 더 큰 만족감을 위해 그 행동을 반복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A에 왜 반복된 거짓말을 하게 되었는지 물어보았다.


거짓말은 들키지 않으면 무사히 넘어갈 수도 있고, '들킨다면' 이런 가정은 아예 생각하기 싫고 몇 번 들키고 나서도 거짓말을 하는 것이  엄마에게 들키는 시간보다 더 큰 만족을 주었다고 이야기한다. 충동적인 거짓말로 그 상황을 모면하고, 한두 번의 거짓말로 인해 순간의 안위가 주는 만족감이 더 컸던 것이다.


그렇다면 10대의 거짓말에 대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  다음 주 일요일에 <거짓말을 하는 아이는 언제 홍시가 될까? > 두 번째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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