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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Aug 05. 2023

알 수 없는 것,

삶이란 : 노아

삶이란...

         노아


두 갈래 길에서 결코

선택하지 못하는 것,

검은 밤 깊은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잠기는 것,

수없이 뱉어지는 말들 가운데

단 하나도 깨닫지 못하는 것,

알 수 없는 죽음을 마치

아는 양 두려워하는 것,

내 손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타인의 손에 의해 거두어지는 것,

그럼에도 여전히

사랑하고 미워하는 것,

언제나 내 안에 남아

나를 움직이는 것,   


Life is...

          Noh-Ah


Never be able to choose

Between the two roads,

To be drowned after floundering

In the dark and deep sea,

Not to realize anything

Among so many thrown-out words,

To be afraid of unknown death

As if you knew it,

To be attended on by others

When you can’t do for yourself,

Nevertheless

To still love and hate,

To remain in you all the time

And make you move.    


가장 믿었던 사람이 가장 못 믿을 사람임을 알게 되는 것은 삶의 절망입니다. 가장 사랑과 애정을 갈구하던 사람이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밀어내는 것은 삶의 배신입니다. 가장 많은 것을 주었던 사람이 가장 받지 못하는 모습은 삶의 불의입니다. 무언가를 피하려 애써왔지만 결국은 그 일이 벌어지는 것은 삶의 부조리입니다. 가장 정직할 때는 남의 믿음을 얻지 못하다가 가장 거짓된 순간 남의 신뢰를 받는 것은 삶의 모순입니다. 병에 걸리고 나서야 건강의 고마움을 아는 것은 삶의 어리석음입니다. 살아서 찾지 않던 이들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은 삶의 비극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삶의 불가해한 영역을 더듬어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거대한 이율배반 앞에 어떤 때는 겸손해지고, 어떤 때는 비굴해지며, 간혹은 저항하다가 더 큰 함정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삶에는 어떠한 해답도 없습니다. 눈앞에 닥쳐, 겪어봐야 그 모습의 한 조각을 얼핏 볼 수 있을 뿐입니다. 삶은 사막을 걷는 것과 같다고 하지요. 특별한 목적지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한 방향을 잡고 그저 앞을 향해 움직여야 하는 것입니다. 간혹 모래 바람에 눈앞이 흐려져도 아래만 내려다보며 전진해야 합니다. 밤이면 하늘의 별만이 유일한 벗이 되지만 외로워할 여유도 없습니다. 주저앉으면 모래 속에 가라앉고 말 테니까요. 그렇게 유목인이 되어 헤매는 것이 삶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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