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된 사람들

정현종 :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by 최용훈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정현종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앉아 있거나

차를 마시거나

잡담으로 시간에 이스트를 넣거나

그 어떤 때거나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그게 저 혼자 피는 풍경인지

내가 그리는 풍경인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사람이 풍경일 때처럼

행복한 때는 없다


A Man is Blooming as a Landscape

Chung, Hyeon-jong


There are times

When a man is blooming as a landscape.

No matter

When a man is sitting,

Or drinking tea

Or putting ferment into time with small talk,


There are times

When a man is blooming as a landscape.

Not known

Whether the landscape is blooming by itself,

Or it is drawn by me,


At no other time is a man happier

Than when he or she is a landscape.


3월의 마지막 날에 정현종 시인의 시를 읽는다. 그리고 그 시는 내게 들어와 또 하나의 풍경을 만든다.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는 날, 그래서 꽃이 되고, 나무가 되고 시냇물 되어 흐르는 날, 나는 새삼 가슴속 깊이 행복에 젖는다. 내 마음속에 언제나 풍경처럼 기억되는 순간과 사람들. 어머니, 아버지,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싸고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던 그 꿈같던 시간들, 그것들은 나를 둘러싼 더 할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이었고, 그 풍경 속에서 나는 늘 평화로웠다. 나는 그들에게 어떤 풍경이 되고 있을까? 내가 풍경처럼 푸근히 그들을 감싸고, 그들의 미소를 지켜보고 있을까? 한 해의 첫 세 달을 보내면서 이 세상 모든 이들이 풍경이 되어, 하늘의 해와 달, 별들이 되어, 푸른 들과 강과 산에 눈부시게 피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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