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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Jan 13. 2021

작은 것들의 소중함

줄리아 카니, 작은 것들

Little Things 

          by Julia Carney    


Little drops of water

Little grains of sand,

Make the mighty ocean,

And the pleasant land.    


So the little moments,

Humble though they be,

Make the mighty ages

Of eternity.    


So our little errors

Lead the soul away

From the path of virtue,

Far in sin to stray.    


Little deeds of kindness,

Little words of love,

Make our earth happy,

Like the Heaven above.    


작은 것들

     줄리아 카니    


작은 물방울들이

작은 모래알들이 

거대한 바다를 만들고 

살기 좋은 땅을 만든다.     


그렇듯이 작은 순간들은

비록 보잘것없어도 

영겁의 

장구한 세월을 만든다.    


그렇듯이 우리의 작은 잘못들이

우리의 영혼을 

미덕의 길에서 밀어내어

저 멀리 죄 속을 헤매게 한다.     


작은 친절의 행위

작은 사랑의 말들이

천국과도 같이 

우리의 땅을 행복하게 만든다.     


미국의 여류시인 줄리아 카니의 시 ‘작은 것들’은 1845년에 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동들의 교과서에 자주 실렸던 이 시는 찬송가에 수록되기도 하였다. 종교적 함의와는 상관없이 그녀의 시는 현대인들에게 큰 의미로 다가온다. 오늘의 우리는 작은 것의 중요성을 지키며 살기가 너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소시민들의 삶은 정치가들의 레토릭에 불과하게 되었고, 이웃에게 돌리던 이사 떡의 다정함은 어느 순간 앞 집 사람의 얼굴도 모른 채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무심함이 되었다. 된장찌개를 앞에 놓고 어른에 대한 예의와 가족끼리의 유대감을 배우던 저녁 식사의 풍경은 이제 색 바랜 옛날 사진처럼 희미해졌다. 친구와, 연인과 함께 걷던 작은 오솔길, 도시의 골목길은 들어가기조차 두려운 거대한 건물이 되었고,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모여 앉아 애환을 나누던 대폿집의 풍경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삶의 방식이 바뀌고, 가치관이 바뀌고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터넷이며, 스마트폰이며, AI로 모든 것이 바뀐 세상에서 과거의 일상을 되살리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소소한 것에 대한 마음속의 그리움마저 사라지는 것은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다.      


들판의 이름 모를 풀 한 포기, 강가의 작은 조약돌 하나에서 우주를 본다는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표현은 낭만주의의 자연에 대한 숭배만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신이 만든 우주의 모든 것에 대한 동일한 가치와 소중함을 일깨우는 말이었다. 인간의 세월이 아무리 길어도 우주의 생성 과정 속에서는 한 점에 불과하다. 하물며 한 인간의 생애는 지나고 나면 바로 어제와 같은 허무의 시간일 뿐이다. ‘인생무상’(人生無常)이라 하지 않는가. 그럼에도 우리는 신이 부여한 우리의 생명을, 그 살아있는 시간을 매 순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야 한다. 현대인의 허무는 코로나나 정치적 분열, 경제의 양극화 때문만은 아니다. 그러한 어려움을 겪지 않았던 시절이 언제 있었던가? 오늘의 절망감은 작은 것은 돌아보지 않고, 크고 중요한 것만 쫓는 현대의 환상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닌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도 한 인간의 삶은 매일의 일상일 뿐이다. 이제 뜬 구름 같은 시대의 아우성을 멈추고 조용히 우리의 하루하루를 지켜내야 한다. 코로나는 끝날 것이고, 세상은 여전히 시끄럽고 빠르게 계속될 것이고,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뜰뿐이다. 날이 밝으면 작은 것들에 감사하고,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이웃에게 작은 미소라도 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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