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다시 한번 피어나는 삶
제인 G. 오스틴, 2월
벌써 2월입니다. 새로운 해의 첫 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불현듯 마주한 2월에 당황한 나머지 1월이 지나간 것도 느끼질 못했답니다. 2000년대의 첫 해 3월의 개강일 첫날에 학생들에게 말했었죠. 나는 한 해 중 2월과 11월이 가장 쓸쓸한 것 같다고 말입니다. 3월의 시작에 가리어진 가장 짧은 달 2월, 12월의 아쉬움과 강렬함에 빛을 잃은 11월. 그래서 시인들이 2월과 11월을 어떻게 노래했는지 궁금하지 않으냐고 물었었지요. 그때 학생들에게 소개했던 19세기 미국의 여류시인 제인 G. 오스틴의 ‘2월’이라는 시를 21년이 지난 지금 다시금 떠올립니다.
February
by Jane G. Austin(1831~1894)
I thought the world was cold in death;
The flowers, the birds, all life was gone,
For January's bitter breath
Had slain the bloom and hushed the song.
The earth is still cold and white,
And mead and forest yet are bare;
But there's a something in the light
That says the germ of life is there.
Deep down within the frozen brook
I hear a murmur, faint and sweet,
And lo! the ice breaks as I look,
And living waters touch my feet.
Within the forest's leafless shade
I hear a spring-bird's hopeful lay:
O life to frozen death betrayed
Thy death shall end in life to-day.
And in my still heart's frozen cell
The pulses struggle to be free;
While sweet the bird sings, who can tell
But life may bloom again for thee!
2월
제인 G. 오스틴
세상이 죽음 속에 빠져 차디차다고 생각했습니다.
꽃들도 새도, 모든 생명이 사라졌다고.
일월의 혹독한 숨결이
꽃송이를 죽이고 새들의 노래마저 멈추게 했죠.
아직도 땅은 차고 창백합니다.
초원도 숲도 여전히 황량합니다.
하지만 빛 속에 무언가 있어
그곳에 삶의 보석이 있다고 말합니다.
언 개울 밑 깊은 곳에서
희미하지만 정겹게 들려오는 물소리,
오! 얼음이 깨어지는 것이 보입니다.
흐르는 물이 내 발에 스칩니다.
나뭇잎 다 떨어진 숲의 그늘 속에서
들려오는 봄새의 희망:
오, 얼어붙은 죽음에게 삶이 보여주었죠.
그대 죽음은 오늘의 삶 속에서 끝날 것임을.
내 고요한 심장의 얼어붙은 세포 속에서
자유롭기 위해 애쓰는 고동들;
새들의 달콤한 노래가 말해주죠.
다시 한번 그대를 위해 삶이 피어남을.
2월은 아직도 춥습니다. 어쩌면 가장 추울지도 모릅니다. 세상은 아직도 겨울의 긴 그림자에 덮여 있습니다. 나무도 여전히 헐벗고, 아직 땅 위엔 새로운 생명이 보이질 않습니다. 하지만 그 대신 보이는 것이 있죠. 더욱 가까이 다가선 희망. 이제 내일은, 다음 달은 더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기대. 그것이 한 걸음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얼음이 깨어지고 그 아래로 흐르는 물소리가 들릴 때 그것은 새로운 오늘, 벅찬 내일의 환호가 되어 우리를 일으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