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용훈 Feb 22. 2021

나, 내 영혼의 주관자

노인과 소년과 나귀 이야기

노인과 아이 그리고 나귀 얘기를 알고 있나요? 노인과 아이가 나귀와 함께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노인이 나귀에 타고 소년이 걸어서 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어떻게 어린아이를 걷게 할 수가 있지?” 나귀 위의 노인은 그 말을 옳게 여겨 말에서 내려온 뒤 아이를 나귀에 태웠습니다. 한참 그렇게 가고 있는데 다시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습니다. “늙은 노인이 너무 힘들어 보이네. 어쩌면 저럴 수가 있지?” 노인은 얼른 아이를 내려 두 사람은 함께 걸어갔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멀쩡한 나귀를 두고 왜 저렇게 걸어가고 있지. 참 어리석은 일이야.” 노인과 아이는 함께 나귀 등에 올랐습니다. 그랬더니 또다시 사람들의 비난 소리가 들려왔죠. “저 나귀는 얼마나 힘들까!” 노인과 아이는 이제 힘겹게 나귀를 들고 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강물 위에 걸쳐진 다리를 건너다가 두 사람은 무거운 나귀를 떨어뜨리고 말았죠. 나귀는 강물에 빠져 결국 죽고 말았습니다.     


이 글이 얘기하고 있는 것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시각에서 판단하고, 말하고, 비난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옳고 합리적인 일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르고 불합리하게 보입니다. 십인십색(十人十色)이라는 말처럼 사람들은 모두 제 각기 다르고 사람들의 무리도 각각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다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상처 받고 무리에게서 버림받기도 합니다. 모든 것을 그들과 함께하지 않는 한 말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버리고 어쩔 수 없이 그들을 쫓아가다가는 결국 길을 잃고 헤매기 십상입니다. 참 어려운 것이 세상사는 일이죠. 남과 마음을 맞추기가 너무도 어려우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강해야 합니다. 홀로 굳세게 세상의 길을 걷기 위해 강해야 합니다. 세상의 온갖 비난과 비웃음 어리석은 충고에 흔들리지 않을 만큼 힘이 있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세상의 소리에 귀 막고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짧은 인생 동안 나 자신의 마음을 따르지 않을 이유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성공도 실패도, 희망과 절망도, 환희와 좌절까지 모두 내 마음만의 몫입니다. 다른 이들의 웅얼거림에 흔들리지 마세요. 내 삶은 온전히 내 것이어야 합니다. 영국 시인 윌리엄 어네스트 헨리((William Ernest Henley, 1849~1903) 시는 우리가 강한 존재임을 깨닫게 합니다.     


Invictus

         by William Ernest Henley    


Out of the night that covers me,

Black as the pit from pole to pole,

I thank whatever gods may be

For my unconquerable soul.    


In the fell clutch of circumstance

I have not winced nor cried aloud.

Under the bludgeonings of chance

My head is bloody, but unbowed.    


Beyond this place of wrath and tears

Looms but the Horror of the shade,

And yet the menace of the years

Finds and shall find me unafraid.    


It matters not how strait the gate,

How charged with punishments the scroll,

I am the master of my fate,

I am the captain of my soul.    


불굴의 나

        윌리엄 어네스트 헨리     


온 세상의 구덩이처럼

나를 덮어 씌운 검은 밤에서 벗어나

나는 어떠한 신에게라도 감사한다. 

내게 불굴의 영혼을 주심에.      


세상의 잔혹한 손아귀 속에서도

나는 움츠리거나 큰 소리로 울지 않았다. 

운명의 몽둥이 아래에서 

내 머리가 피로 물들지라도 결코 고개 숙이지 않는다.     


이 분노와 눈물의 장소 저편에 

어둠의 공포가 불현듯 다가온다. 

하지만 세월의 위협에도 

나는 두려워 않고, 또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천국의 문이 아무리 좁아도

지옥의 명부가 제아무리 형벌로 가득 하대도 상관없다.

나는 내 운명의 주인이고

내 영혼의 주관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