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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Aug 13. 2021

돌로 만든 수프

함께 하세요!

돌로 만든 수프 얘기를 들어보셨나요? 오랜 가뭄으로 기근이 심했던 한 마을에 나그네가 한 사람 들어왔습니다. 몰골을 보니 며칠은 굶은 모습이었고 사람들은 그에게서 고개를 돌렸습니다. 혹시 눈이라도 마주치면 음식을 구걸할 것이 두려웠던 것이죠. 사실 그들도 먹을 것이 모자라는 판에 남에게 자비를 베풀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나그네는 마을 사람 누구에게도 먹을 것을 요구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그들에게 이렇게 큰 소리를 쳤죠.     


“제가 돌로 수프를 만들어 여러분 모두에게 드리려고 합니다. 마을에서 가장 큰 솥을 가져오세요. 정말 근사한 수프랍니다. 와서 구경들 하세요!”    


그렇게 말하고 그는 매고 있던 가방을 열어 깨끗한 돌멩이 몇 개를 꺼내놓았습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가져온 커다란 솥에 물을 가득 담고 그 안에 그 돌들을 넣었습니다. 물이 끓을 무렵 그가 말했죠.     


“여기에 배추가 들어가면 정말 맛이 좋아지거든요. 누가 배추 잎 좀 가져오세요.”    


눈치들 채셨죠? 이후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진 수프 재료들을 가져와 넣었습니다. 심지어 소고기도 몇 조각 들어갔어요. 수프가 다 익고 나자 나그네는 국자로 수프를 퍼 마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죠. 오랜만에 마을 사람 모두 맛있는 수프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삶이 어려워지면 우리는 문을 닫습니다. 누군가와 시선을 맞추지 않고 대화도 피합니다. 모든 것이 귀찮고 그저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힘들게 넘길 뿐이죠. 하지만 어려운 세상일수록 함께 해야 합니다. 그 어려움은 혼자의 힘으로 넘기기엔 너무 어렵기 때문입니다. 서로 위로하고 힘을 합쳐야 벗어날 수 있는 것이지요. 삶이 쉽고 즐거울 때만 친구를 찾는 사람은 결코 행복한 사람이라 할 수 없을 겁니다. 외로울 때, 힘들 때 누군가와 함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과 함께 해주어야 합니다. 우린 그저 모두의 일부일 뿐이니까요. 돌로 만든 수프를 생각하세요. 힘을 모으면 모두가 함께 행복을 나눌 수 있을 겁니다.     


행복한 일    

           노원호


누군가를

보듬고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나무의 뿌리를 감싸고 있는 흙이 그렇고

작은 풀잎을 위해 바람막이가 되어 준 나무가 그렇고

텃밭의 상추를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가 그렇다.    


남을 위해

내 마음을 조금 내어 준 나도

참으로 행복하다.    


어머니는 늘

이런 행복이 제일이라고 하셨다.    


Happy Things

           Roh, Won-ho     


It give us happiness to embrace

Somebody.     


So with the soil covering a tree’s roots

So with the tree defending little grasses from the wind

So with the fence surrounding lettuce in a garden.      


I, giving a small portion of my mind

To others,

Am so happy.     


Mother always said

Such happiness would be the b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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