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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Feb 25. 2022

지는 꽃잎 따라 가는 길

조지훈 : 낙화(落花)

낙화(落花)

          조지훈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닥아서다.


촛불을 꺼야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Falling Petals

           Cho, Ji-hoon 


How can you blame the wind 

When flowers fall? 


The stars sparsely dotted behind the bead blinds

Vanish one by one.


With the cry of a cuckoo

The faraway mountain comes nearer.  


Should I blow out a candle

When flowers scatter? 


As the shadow of the falling petals 

Is cast in the yard,


The white sliding door 

Is dyed dimly red. 


I am afraid there would be none

Who knows


The good mind of a man

Who leads a quiet life. 


On the morning when flowers are dying

I feel like crying. 


나 홀로 외롭다 하여 세상을 탓하겠습니까? 세월 흐르면 하늘의 별마저 스러지는 것을. 한 때 멀기만 했던 저 산마저 작은 새소리에 이젠 눈앞에 있음을 깨닫습니다. 지는 꽃잎에 서러워 촛불을 불어 끄고 질끈 눈 감아 봐도 그 그림자 내 맘에 여전한 걸 어쩌겠습니까? 낙화로 붉게 물든 내 마음 깊은 곳, 누구라서 그 속의 텅 빈 허무를 알겠습니까? 꽃잎이 지면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꽃잎 따라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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