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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Apr 28. 2022

나무 같은 시(詩)

조이스 킬머 : 나무

Trees

        by Joyce Kilmer


I think that I shall never see

A poem lovely as a tree.

A tree whose hungry mouth is prest

Against the earth’s sweet flowing breast;

A tree that looks at God all day,

And lifts her leafy arms to pray;

A tree that may in summer wear

A nest of robins in her hair;

Upon whose bosom snow has lain;

Who intimately lives with rain.

Poems are made by fools like me,

But only God can make a tree.


나무

      조이스 킬머


나무처럼 아름다운 시를

결코 보지 못하겠죠.

대지의 꿀이 흐르는 가슴에

굶주린 입을 들이밀고,

하루 종일 하나님을 바라보며

잎이 무성한 팔을 들어 올려 기도하는 나무.

여름에는 머리 위에 새둥지를 틀고,

가슴에는 눈이 쌓이고,

비와 다정히 살아가는 나무.

시는 나 같은 바보가 쓰지만

하나님만 만드시는 나무.   


창조주가 만드신 자연은 언제나 경외의 대상입니다. 거대한 산과 바다의 장관만이 아니라 이름 없이 태어난 풀꽃, 강가의 조약돌 하나하나가 눈물겹도록 아름답지요. 그래서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는 ‘모래 한 알갱이에서 세상을 보고, 들꽃 한 송이에서 천국을 볼 수 있다'고 믿었던 모양입니다. 그 자연 가운데 나무는 늘 한 자리에 있습니다. 땅 속에 깊이 뿌리를 박고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죠. 새둥지를 품는 관대함과 눈과 비를 견디는 강인함, 그래서 나무는 가장 아름다운 한 편의 시가 됩니다. 그렇듯 나무처럼 한 자리에 머물러 모든 것을 품고, 바라며, 버티는 것이 ‘시’인 모양입니다. 바보 같은 시인의 ‘시’ 속에서 그 모든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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