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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늙게 하소서

칼 윌슨 베이커 : 아름답게 살게 하소서

by 최용훈

Let me Grow Lovely

by Karle Wilson Baker


Let me grow lovely, growing old

So many fine things to do;

Laces, and ivory and gold,

And silk need not be new;


And there is healing in old trees,

Old streets a glamour hold;

Why may not I as well as these,

Grow lovely, growing old?


아름답게 살게 하소서

칼 윌슨 베이커


아름답게 살아 늙어갈 수 있기를.

아주 많은 좋은 일 할 수 있기를.

레이스도 상아도 황금도 비단도

새것이어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오래된 나무에 치유의 힘이 있고

오래된 거리에 영화가 깃드니

이들처럼 나도 아름답게 살며

늙어가지 못할 이유는 없겠지.


나이가 든다는 것은 참 처량한 일일지 모릅니다. 몸도 마음도 젊은 시절과는 많이 다르지요. 기회도 가능성도 줄어들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가끔 추억에 젖어 한숨짓는 노년의 그들에게 시인의 혼잣말 같은 기원은 큰 위로가 됩니다. 세상의 모든 귀중한 것은 결코 새것이어야 할 필요는 없겠죠. 노송(老松)의 그늘이 나그네를 쉬게 하고, 옛 거리를 걸어간 수많은 이들로 세상은 더욱 풍요로워지는 것이니까. 그러니 여전히 아름답게 살아야겠습니다. 그렇게 늙어가며 진한 세월의 향기와 가리지 않는 빛을 여전히 걸어오는 그들에게 뿌려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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