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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Jun 20. 2022

추억 속의 아름다운 것들

이태수 : 절망의 빛깔은 아름답다

절망의 빛깔은 아름답다

                    이태수


이룰 수 없는 꿈은 아름답다

팔을 뻗고 발을 구르는

이 목마름은 아름답다

뜬눈으로 밤을 건너거나

입술을 깨물며 돌아서도

가눌 수 없는 이 눈물은 아름답다.

저만큼 가고 있는 네 등 뒤에

눈길을 주며, 강의 이쪽에서

돌이 되는 가슴은 아름답다.

지워도 지워도 되살아나는

아픔과 상처, 강의 저쪽과

이쪽, 그 사이의 하늘에 번지는

절망의 빛깔은 아름답다


Despair

      Lee, Tae-soo


A dream impossible is beautiful.

This thirst, which makes me desperately stick out my arms

And stamp my feet, is beautiful.

Even though I cross the night without a wink of sleep,

And turn around, biting my lips,

These uncontrollable tears are beautiful.

Behind your back edging away fro me,

I stare at you and, on this side of the river,

My heart, turning to stone, is beautiful.

My pain and my scar, reviving

Even after I erase them over and over.

The color of despair, spread over

Both sides of the river and the sky between them

Is still beautiful.  


절망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 깨어진 사랑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타는 목마름과 눈물마저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등을 돌리고 떠나가는 그 사람을 먼 곳에서 바라보며 돌덩이처럼 굳어가는 마음이 아름다울까요? 아픔과 상처, 절망마저 아름다울 수 있는 시인의 마음은 과연 무엇 일지요. 그것은 강처럼 흐르는 세월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강의 이쪽과 저쪽 사이에 번지는 절망의 색깔을 아련하게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세월의 뒤를 흐르는 추억 속에선 모든 것이 아름다울 수 있기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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