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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인 Oct 23. 2020

너의 행동이 들리기 시작했어

기억에 남는 사람

아이를 키우면서, 자라날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 , 또는 나 자신을 위해 나는 주위에 사람들에게 친절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는데, 나는 내성적인 사람이긴 하지만 살가운 사람이기도 하였다.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일은 어렵기는 하지만 아이를 낳고 나서는 자신감이 조금은 붙었는지, 성격이 조금은 달라졌다.

첫째 아이를 등원을 시킬 무렵, 아파트를 청소하시는 분에게 인사를 꾸준히 하고 마실 거리를 좀 챙겨드렸었는데 그 뒤로 우리 아이를 볼 때면 그 분께서는 정말 친할머니나 외할머니처럼 보고싶었다며 우리를 반겨주셨다.

내가 다른 이들에게 베풀었던 친절이 나에게 다시 되돌아올때면 나는 묘한 희열감을 느꼈는데 그건 하루의 아침을 힘차게 만들어주는 그런 힘이었다.


나는 배달을 하시는 분들이나 , 또는 마트를 가거나 , 택시를 타거나 되도록이면 친절하게 대하려고 노력한다.

얼굴을 마주하기 전에 인사를 먼저 건넨다. 그러면 그 분들은 웃는 얼굴로 날 반겨주신다.

그들의 힘든 하루 일과속에서 나는 기억에 남는 그런 사람이 되고싶었다.

나는 단지 다른 손님들과 특별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 그저 나라는 사람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길 바랐다.


어제는 그런 생각을 했다. 여태 아이를 거쳐간 선생님들이 갑자기 안쓰러운 생각들이 들었다.

선생님들은 나이를 들어서도 자신이 가르쳤던 아이들을 기억하지만, 아이는 커갈수록 예전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선생님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속에서 잊혀진다는 생각을 했을 때 , 참 슬픈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열심히 가르치고 , 성장과정중에 옆을 지켜주던 사람이었는데, 아이가 기억하지 못한다는 건 조금은 허망하게도 느껴지기도 했다. 시간이라는 공간 속에 잊혀짐이라는 것은 가장 슬픈일이 아닐까싶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보면 내 욕심일지도 모르지만 그들과 우리아이가 같이 찍은 사진을 찍어서 남겨두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는 잊혀질 순간 순간들이지만, 내가 아이를 위해 사진을 남겨놓는다면 훗날 선생님들은 아이의 기억속에서 영원히 남는 존재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자신을 사랑해주었던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아이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

요즘에는 아이가 하루하루 성장해갈수록 나는 이상한 우울감에 젖어들 때가 있다.

아이는 분명 내 옆에서 놀고 있고, 자고 있는데도 아이의 어릴 때 사진을 보는 경우가 있었다.지금 시기도 정말 사랑스럽지만 나는 무언가 놓쳐버릴 존재를 품에 안은 것처럼 아이의 성장속에서 허무함을 느낄 때가 많았다.

그건 지금의 시간들이 언젠가는 추억이 될 만한 시간들이고, 지금의 시간들은 다시 오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갖는다.아이와 나의 시간들은 평행선이다.둘의 시간은 함께 가고는 있지만 그 끝은 다르기 때문에 내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내가 다른 사람에 기억속에 남고 싶은 사람이 되려는 것 처럼, 나 역시도 아이에게 과거를 떠올릴 때

아이에게는 따뜻한 부모, 내 말을 잘 들어주는 엄마, 다른 엄마 같지 않는 엄마 그런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이다.

아이가 클수록 기억에 남는 건, 엄마 아빠의 나이 들어가는 모습이겠지만 그런 나이 들어가는 모습조차

아이가 사랑하는 그런 부모가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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