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용환 Dec 12. 2020

다문화 가정의 출생신고[1]

이름이 여섯 글자입니다.

영어를 접하게 되면서 한국에 강사로 생활하던 지금의 가족을 만나서 결혼을 하게 되었다. 내 인생에 영어를

배운 것도 신기한데 무슨 운명의 장난이거나 인연인지 캐나다 여성을 만나서 결혼을 하고 자녀를 가지게 되었다.


군인인데 다문화 가정이 된 것이다.

 

결혼 계획보다 빠른 임신과 함께 국외 군사교육 이후에 지방보직을 받아 울에서 만난 가족은 졸지에 시골로 오게 되었다.


시골 생활은 상당히 어려웠다. 외국인 강사의 대부분이 서울, 경기권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가족이 인연을

가지고 친하게 지낼 사람을 찾기가 힘들었다. 익산은 주로 외국인 노동자가 다문화 인구로 차지한다.


노동자이고 강사를  차별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직업적으로 부대에 발이 묶여 있고 훈련과 야근 그리고

당직근무까지 보살필 시간이 부족한데 만나서 이야기할 사람도 없는 것이 걱정스러운 것이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서


201#년 1#월 1#일 오후 4시 15분경


우리 딸이 태어났다.


지방 산부인과 병원에서 출산 전까지 계속 진료를 보았으나 가족과 의사 선생님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

진료를 보는 동안 계속 걱정을 하는 가족을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캐나다인이고 다른 국가에 비교하며 영어의 수준은 우리나라도 점차 좋아지고 있지만 지방 쪽으로 내려올 수도록 수준적 차이가 큰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출산은 소문을 듣고 서울에 병원에서 하기로 했고 출산 예정일 3주 전부터 서울 어머니 집에서 혼자 올라가서 출산을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나는 부대 일로 지방에 있었고 주말에만 서울 집에 올라가는 상황이었다.


갑지가 10일 날 어머니의 전화 한 통화.


양수가 터진 거 같다. 가족이 병원 갔다고 한다. 그리고 몇 분 후에 병원에서 보호자 와달라는

전화가 왔다. 보고 후에 3시간 걸려서 병원에 도착했고 몇 시간 진통 후에 우리 딸

우리 딸이 태어났다.


이름이.. 총 여섯 글자이다. 출생신고를 그렇게 했기 때문이다.


고@@@@@


이유는 두 문화의 충돌이라고 생각한다. 양호라는 것이 쉽게 느껴지겠지만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은 집사람은 영어 이름 @@@를 하고 싶었고 나는 한문 이름하고 싶었는데 막상 신고를 하러 가니 당황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는 영문 표기법에 따르면

KO S@@@H J@@@ 사용해야 하는데


J@@E는 제다 <---- 이름을 사용해야 한글과 일치가 된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영문 J@@E를 쓰려면 고@@@@ 라고 출생신고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가족과 통화를 했다. 가족은 J@@E가 왜 제다라고 발음이 되냐고 나에게 짜증을 냈다. 사실은 내가 더 짜증이 나는데 구청 앞에서 참으로 화가 났다.


그래서 다음날 다시 구청을 방문했다.


이름을 고@@@@@ 로 하면 나중에 한국에서 놀림받고 힘들 거라고 말을 해도 왜 한글 이름만 사용하냐고 한참을 싸웠고 그래도 결국은 양보하고 타협해서 출생신고하러 왔는데 쉽지 않다.


남들은 그냥 가서 간단하게 처리하고 왔다고 하던데 첫 시작부터 많은 고난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전 02화 산부인과 인턴이 왜 거기서 나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