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하루 시

by 그래


명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저희 집은 이미 민족 대 이동 대열에 들어섰습니다. 캄캄한 밤, 일어나지 못할까 잠도 자지 못한 아이들은 차 안에서 꾸벅꾸벅 졸고, 이 시간을 위해 일찍 퇴근한 사람 홀로 조용한 차를 몹니다. 최근 먹지 않던 커피를 홀짝 거리며 혹시나 있을 졸음을 쫓는 게 안쓰럽네요.


각종 SNS에서도 명절이 왔습니다. 12시를 기점으로 명절 관련 글들과 안부 글, 각종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런 것에 딱히 신경을 쓴 적이 없는데, 이번엔 '작가님도 한번 써보세요.'라고 댓글이 달려 있더군요. 추석이라는 흔한 소재를 싫어 보름달이라고 썼습니다. 그리고 내용을 몇 번이나 고쳤지요. 처음에는 대화식으로 이을까 했지만, 다시 읽어보아도 이상하다 싶더군요.


결국 저만의 표현으로 추석을 표현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님
달 기운이 가득 찬 보름달=추석
보름달 밝은 빛=이동 행렬


비유에 비유를 더해 저만의 색깔로 표현한 추석이 어떠신가요? 괜찮나요? 색깔을 바꿔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너무 제 색깔이 진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게 자랑은 아니더군요. 제 제 생각만 담은 글은 잘 읽히지 않는 글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제 생각을 담고 싶다는 것이 너무 강하다 보니 어느새 글도 그리 되어 있어 진 거지요. 욕심이 불러온 색깔이었습니다.


문제점을 알았으니, 고쳐야겠지요. 저는 하루 시를 쓰면서 조금씩 바꿔가려 합니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서 노력하는 거죠. 색깔을 바꾸는 것을 어렵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제 색깔에 심취해 있는 지라 더욱 힘들죠. 하지만 그렇다고 머물고 싶지는 않습니다. 전에도 말했지만, 저는 흐르는 시를 쓰고 싶거든요.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아무튼 제 시와 같이 명절, 사랑하시는 가족과 평안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명절에도 저의 하루 시는 계속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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