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고

하루 시

by 그래


우연히 이런 글을 보았습니다.

"울어야 할 때는 울어야 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공감이 많은 글이었는데, 과연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자신이 울지 않는 이유를 말이죠. 저는 그랬습니다. 만약 울어버리면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들이 무너지지 않을까? 나를 지탱하고 있는 모든 것이 무너져 다시 쌓아야 하는 것일까? 말이죠. 그런데 말이죠. 이 말은 당신의 공감을 사기 위한 글이 아니라는 사실 아신가요?


우리는 무너지지 않기 위해 우는 것이랍니다. 속상하고 힘들 때 혹은 슬플 때 실컥 울고 나면 우리는 다시 시작할 힘을 얻습니다. 시원한 속은 덤이죠. 우는 것도 엄청난 체력 소모가 되는 일이라, 울고 나면 깊은 잠도 잘 수 있습니다. 울어야 하는 이유는 많습니다.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사람마다 다른 시간이 필요합니다. 강요할 수 없는 이유죠. 스스로 깨달아야 비로소 최선을 다해 울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다른 방안을 드립니다.


지금 힘든가요? 그런데 울면 안 될 것 같은가요? 그러면 이유를 만들어 주세요. 당신이 우는 이유가 힘든 일 때문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뇌를 속이는 겁니다. 슬픈 영상을 보세요. 슬픈 영화를 봐도 되고, 책을 읽어도 됩니다. 그리고 우세요. 어쩔 수 울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졌으니 이제는 울면 되는 것입니다. 우세요.


운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게 아닙니다. 운다는 것은 자신을 내려놓는다와 맞먹는 아주 힘들 일입니다. 그러니 내가 울지 못한다고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내가 모자라는 건가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너무 힘들거나 너무 슬프면 그때도 울지 못한다는 것을 아나요?


우리는 감당하기 힘든 일을 겪으면 뇌가 생각을 멈춥니다. 뇌에서 생각하고 지시를 줘야 울 수 있는데, 생각을 멈춘 뇌는 아무것도 입력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울지 못하는 것이니.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다시 현실을 받아들였을 때 울 겁니다. 펑펑 울지도 모릅니다. 모든 체력을 소비해 울어버리고, 그러고 나서 털어버리는 거죠. 남은 것은 남을 것이고, 버릴 것을 버리고 정리할 것은 정리할 것입니다. 울음은 그런 것입니다.


흐린 날씨가 결국 비를 부르는군요.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땅을 적시고, 글을 쓰는 저에게는 노트북에 손을 올려놓고 싶게 하네요. 슬픈 글을 집필 중인 저에게 일요일까지 내리는 비는 충복입니다. 오늘 오후부터 귀성길이 시작하는 분들에게는 조심 운전을 할 수 있게 해 주겠죠. 불편한 환경도 생각에 따라 달리 해석할 수 있답니다. 온 가족이 모이는 좋은 날입니다. 평안한 추석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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