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시
다시 볼 수 없다.
이 범주에 넣는다면 나는 가족이다.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먼 사이. 어릴 적 내게 외로움을 알려준 사람들.
화목이라는 단어와 다소 먼 사이였던 사이. 대면대면한 사이. 먹고살기 바빴던 시기여서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다. 각자 자기 삶이 벅차 가장 가까이 있는 존재도 모른 척 외면했었다. 어느 정도 내 자리가 생겼다 싶을 때 하나둘 새로운 울타리를 만들기 시작했고, 간혹 만나는 횟수는 어색한 사이에게 기회로 다가왔다. 그러나 처음부터 물 위에 떠 있는 기름이었던 우리가 물 위에 다시 모였다고 섞일 리가 없다. 알면서 간과한 결과는 참혹했다.
누구에 잘못도 아니다. 단지 함께 있으나 따로 살았던 시기가 길었던 탓에 함께 사는 법을 모를 뿐이었다. 우리가 다시 모였을 때는 아마도 집안에 큰 경조사가 생겼을 때가 아닐까 싶다. 아는 지인이 그랬다. 굳이 놓은 사이를 억지로 이으려 하는 것도 신뢰라고 말이다. 굳이 이어지길 바라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다. 받아들일 수밖에.
안녕, 행복했던 그때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