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시
너무 사랑해서 차마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말도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랑을 했다는 사실을 숨겨버렸습니다. 잊히도록 바쁘게 살고, 모른 척하고, 저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떠올랐습니다.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사랑은 혼자서 한 약속만 남았습니다. 눈은 차갑습니다. 그러니 따뜻한 눈이라 말했습니다. 그런데 알아버렸습니다. 벚꽃이 낙화하는 날, 사람들은 따뜻한 눈이라 말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풀려버린 기억은 그렇게 다시 제게 왔습니다.
그러나 너무 오래되었나 봅니다. 사랑을 했던 기억도 사랑을 받았던 행복함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저 그립고 아픈 약속, 제가 저에게 한 약속만 덩그러니 남아 텅 비어버린 오랜 사랑에 이별을 고합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 마지막 떠올린 당신은 웃고 있어서 말입니다. 이제야 저도 웃습니다. 아직 새로운 사랑은 없지만, 이제 다시 하지 않을까 합니다. 당신도 행복하시길 빕니다.
이 시에 화자의 마음으로 남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