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시
이름 모를 잡초라 불리는 세상의 모든 풀은 사실 이름이 있다. 그러나 이름으로 불리기보다는 '잡초'라는 통칭으로 불린다. 이 글은 이름은 있으나 불리지 못하는 잡초를 빗대어 썼다.
어떤 사람은 상대방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원치 않는 친절을 베푼다.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데이트 폭력이 여기에 해당된다. 사랑이라는 허울 좋은 명목을 구실 삼아 상대방의 인맥, 생활, 취미 등 삶의 전반적인 것을 구속하는 것이다. 이건 엄연히 폭력이고, 간섭이며 범죄인데도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다문 이런 일방적인 범죄만 있는 건 아니다.
때론 배려한다고 행동하고 말했는데, 상대방을 오히려 힘들게 만드는 경우는 일상생활에서 비일비재하다. 시간이 지나 서로의 오해는 깊어지고, 사이가 틀어지는 경우도 생긴다. 나조차 이런 상황을 피해가지는 못 한다. 원해서 한 행동일지라도 그 사람에게는 한낱 돌팔매일 확률은 항상 존재하니까 말이다.
얼마 전 활동하는 단톡방에 피드백을 진행했다. 그 글은 잘 쓴 글이었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문맥이 맞고 틀린 게 문제가 아니라 각 문장이 연결되지 못했으며 질문만 남는 짧은 글이었다. 그러나 이 글이 만약 소설 속에 한 대목이라면 그리 안 좋은 글도 아니었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수정가능한 글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나의 피드백은 공감받지 못했다. 물론 다른 사람의 공감은 받았지만, 중요한 건 필자가 그 뒤로 아무 반응도 없었다.
이런 경험이 처음은 아니지만, 솔직히 이럴 때마다 속상하다. 피드백은 1분 남짓 짧은 글이라도 두 시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나 같은 경우 글쓰기 초보인 작가님이 다수인 방임을 감안하여 본문 바탕 예시문도 넣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린다. 그런 수고와 노력이 거품으로 돌아가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건 순전히 내 기분이다.
상대방이 느낀 불편한 기분까지 염두한다면 어쩌면 내 피드백은 그에게 돌팔매에 지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오늘 글은 나의 반성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