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25일 수요일
본격적으로 얼굴을 그리기 시작했다. 얼굴도 인체 비례도와 비슷하게 외워야 하는 비례도가 있었다. 얼굴은 정사각형의 도형에 2 분의 1 크기로 아래에 하나가 더 붙었다. 하관은 2분의 1 크기로 붙인 크기를 반으로 나눠서 세로로 다시 나누고 나눠서 그렸다.
구조를 알고 있으면 얼굴 그리기는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고 했지만, 여전히 나에게는 어려웠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어렵다는 인식이 강해서 그런지 섣불리 도전도 못했다. T자를 찾는 것은 얼추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실제 그리려고 하니 쉽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수업 중에 논 꼴이 되었지만, 저 4가지의 얼굴을 그리는 데,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을 뿐이었다.
별거 아닌 것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시선의 각도를 알 수 없어 답답했다. 아래에서 위를 보는 거라든지 위에서 아래를 본다는 것처럼 큰 동작은 알 수 있었지만, 미세한 움직임은 도무지 어떤 식으로 각도를 꺽어야 하는지 감도 오지 않았다.
벌써부터 과제가 걱정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결국 참담한 결과가 나왔다. 과제는 열심히 하기는 했지만, 그 열심히 한 노력에 비해 그림은 영 형편없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던가? 나도 그랬다. 나는 최선을 다했으니까 누군가 나의 그림을 보며 실컷 웃기라도 하라는 심정으로 과제를 업로드했다.
여기에 올릴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 겨우 올려본다. 그냥 웃으시길. 초보 그림 작가의 최선이었으니 소리 내어 웃더라도 제발 나에게는 격려를 주었으면 좋겠다. 차마 실제 모델을 올리지 못하겠다. 초상권은 둘째 치고, 달라도 너무 다른 그림이라 차마 당신을 보며 그렸노라 말할 수가 없다. 그리고 미안할 따름이다.
왼쪽 여자의 표정을 보고 남편이 말했다.
"뭐지? 가면이야? 해골은 아니지?"
여자의 얼굴이 꽤 인상 깊었는지 다른 건 그저 웃을 뿐이었다. 오른쪽 여자의 얼굴을 제외한 나머지 분들은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 돌아서 웃는 건 그냥 봐줬다.
가족사진을 보고 그린 거다 여자들끼리 찍은 2,30대 사진이었는데, 맨 아래 여자는 누워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안고 있어서 손의 동선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얼굴은 배운 대로 비례를 맞춰 그려보려고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왜 다들 다른 사람들이 나왔을까?
정말 솔직한 나의 평은 국민학교 시절 그린 그림이 떠올랐다. 그때 이렇게 그렸던 것 같다. 그나마 계단에 앉아 있는 남녀의 구도는 나름 괜찮게 나왔다. 약간 어색한 감은 있지만, 그거 하나는 만족했다.
오른쪽 여자는 유감스럽게도 연예인의 얼굴이다. 정면 얼굴이 있길래 그려봤다. 차마 누군지는 비밀이다. 당신에게는 처음 보는 사람일 테니 말이다. 그나마 사람 같이 그렸으니 그걸로 만족하련다.
차마 이것만 올릴 수 없어 하나 더 그렸다. 실루엣만 있는 그림 같은 사진이 있길래 따라 그려봤다. 지금 생각해 보면 AI가 만든 사진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아루하의 시에도 등록하지 않은 따끈한 글이다. 왼쪽 그림은 실제 내가 본 사진의 실루엣을 그린 것이고, 오른쪽 하단은 시를 쓰면서 그린 상상을 통해 그린 나의 순수 창작물(?)이다.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얼굴 속의 표정을 담을 수 있을까 심히 고민해 봤다. 얼굴의 각도와 선으로 어떻게 표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왼쪽의 얼굴의 각도는 나의 글을 위해 약간 변형했다.
눈에 담으려는 두 남녀의 시선은 서로를 향하고 있으며 시선의 교차가 느껴지도록 유도했다. 돌아서는 얼굴은 아쉬움과 미안함과 미련을 담은 남자의 얼굴과 조용히 바라보는 여자의 무표정한 슬픔을 담아보려 했다. 만약 내가 포토샵같이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다면 좀 더 자연스러운 한 편의 시화가 되지 않았을까 살짝 생각 해본다. 먼저 배운 학생들을 보면 디지털드로잉으로 글을 표현한 몇 사람이 있다. 그걸 보며 나의 창작은 어떻게 변할지 벌써 기대감이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