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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한 Apr 17. 2022

'히키코모리'를 아십니까?

우리나라도 니트(NEET)청년과 은둔형 외톨이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2019년 5월 우리는 일본 언론보도에 쿵쾅거리는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50대 남성이 등굣길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흉기로 난동을 부려서 2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다쳤다는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50대 남성은 ‘히키코모리’로 알려졌다. 놀란 가슴을 채 진정하기도 전에 6월에는 일본의 전직 차관 출신 70대 남성이 40대 히키코모리 자녀의 행동을 제지하다 자녀를 살해하는 안타까운 소식이 이어졌다. ‘히키코모리(ひきこもり)’는 우리말로는 ‘은둔형 외톨이’로 알려져 있다. 장기간 자신의 집이나 방에 틀어박혀 사회적 활동에 참가하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다. 열등감으로 인한 적응 부재에서 시작되다가 외부와의 유일한 창구인 인터넷에 중독증·의존증으로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사회문제화되면서 '히키코모리'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일본의 경우, 1991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가 ‘잃어버린 10년’으로 ‘취업 빙하기’였습니다. 이 취업 빙하기 시대를 살아온 세대는 1970년생부터 1980년대 전반생까지로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라고도 한다. 우리나라는 ‘IMF 세대’, 최근에는 ‘코로나 세대’라고 부르는데, 같은 맥락이다. 일본 정부에 의하면 일본의 히키코모리는 전체 연령에 120만 명, 인구의 1%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 중에서 세상을 거부한 중년 히키코모리는 61만 명이라고 한다. 퇴직, 질병, 인간관계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중년에 외톨이가 된 이유는 일자리 문제가 가장 많았다. 중년 히키코모리에 놀란 일본이 ‘취업 빙하기 시대’ 세대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고 하나, 일본은 이미 사회적 비용을 크게 부담하였고, 일본의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은 실패했다고 보는 것 같다.     


  일본의 경우 6개월 이상 사회적으로 고립된 청년을 기준으로 ‘히키코모리’라고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통계는 아직 없다. 우리나라는 3개월 이상 사회적 관계를 맺지 않은 청년들을 ‘운둔형 외톨이(고립 청년)’라고 말하며 국내에는 30만 명으로 전문가들이 추정하기도 한다. 대한민국 청년들이 겪고 있는 사회적 고립을 이야기하고자 한 < SBS 스페셜 > '은둔형 외톨이, 나는 고립을 선택했다' 프로그램(2020.3.29)은 자체 최고 시청률 5.6%를 기록했다. 은둔형 외톨이 청년들을 이대로 방치해 두면 미래에는 사회적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할 것이 분명하다.    

<은둔형 외톨이 문제를 다룬 SBS 스페셜, 2020.3.29>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일찍이 청년 니트(NEET)에 주목해 다양한 정책을 펴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자체 기준을 마련해 2019년 발표한 청년 니트 비율(2017년 적용기준)을 보면, 우리나라는 18.4%에 이르러 OECD 전체 36개 회원국 평균(13.4%) 보다 높고 36개국 가운데 30위로 니트 상태인 청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청년정책연구실장이 OECD 기준으로 별도로 추산해본 결과, 이 수치는 2018년 19.2%, 2019년 19.9%로 계속 늘어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0년에는 20.2%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한겨레, 2021.9.1.)  

  청년정책 측면에서는 니트(NEET ;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청년의 규모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니트(NEET)는 학생이나 직장인이 아니면서 직업 훈련도 받지 않는 청년으로 분류된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거나 근로 의욕이 없는 청년 무직자로 강조되기도 한다. 니트 상태가 장기화되면 ‘은둔형 외톨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청년 니트의 규모를 파악하면, ‘은둔형 외톨이’로 고립된 청년들의 규모를 추정할 수 있고, 예방정책을 수립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대구시의 경우, 니트의 규모를 통계청의 지역별 고용조사 원자료 분석을 통하여 OECD 분류기준(청년 니트 = 실업자 + 취업준비 + 진학 준비 + 쉬었음)으로 추계하여 활용하였다. 19~39세 기준으로 최근 분석한 결과 청년 니트는 전국 기준으로 2018년에는 1,571,921명에서 2019년에는 1,771,366명으로 약 20만 명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대구의 경우 2018년 청년 니트는 94,040명에서 2019년 89,775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시점마다 차이는 있지만, 청년니트중에서 '쉬었음'으로 응답한 청년들이 30% 수준인데, 2019년 기준으로 전국에 약 58만 명이 ‘은둔형 외톨이’상황으로 악화 될 수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은둔형 외톨이 청년 규모는
2018년 0.9%, 2019년 2.4%, 2020년 3.4%로 매년 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 증가와 바깥활동의 어려움, 취업준비 기간 장기화, 비대면 미디어의 일상화 등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지역별 고용조사의 ‘구직 단념자’를 기준으로 ‘은둔형 외톨이’가 될 수 있는 위험군인 '비구직 니트' 규모를 추정할 수도 있다. 지난 3년간 통계를 분석한 결과, 대구 청년 구직단념자 수는 2019년 상반기 9천597명에서 2020년 동기 2만 5천265명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청년들의 취업 빙하기가 얼마나 혹독했는지 알 수 있다. 지난 2021년 상반기에는 소폭 감소해 1만 9천122명으로 파악됐다. 원자료 분석은 6개월 이후에야 가능하다.  


   2021년 10월 10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18~34세 청년 3천520명을 대상으로 한 '2020년 청년 사회·경제실태 및 정책방안 연구'에 따르면 평소 외출 정도를 묻는 문항에 '집에 있지만 인근 편의점 등에 외출한다',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3.4%로 나타났다. 김기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사회학 박사는 "이 표본조사를 토대로 국내 은둔형 외톨이 청년 규모를 약 37만 명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라고 했다. 같은 과정을 적용하면 지난해 대구 전체 청년 인구 64만 3천303명 중 은둔형 외톨이 청년 규모는 대략 1만~2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고 했다. 은둔형 외톨이 청년 규모는 2018년 0.9%, 2019년 2.4%, 2020년 3.4%로 매년 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 증가와 바깥활동의 어려움, 취업준비 기간 장기화, 비대면 미디어의 일상화 등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출처: 매일신문, 2021.10.10.)  


# 출처
1. 사진출처: SBS스페셜, 나는 고립을 선택했다.

2. 고용보호 사각지대, 한국 청년니트 코로나19 이후 ‘열에 둘’로 증가세, 한겨레, 2021.9.1

3. 청년복지 사각지대 ‘은둔형 외톨이'…실태조사도 안돼, 매일신문, 202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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