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

150.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

by 노용헌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시간이 지나감이고, 오래된다는 것이다. 사진가의 나이도 들어가고 그만큼 그의 사진도 나이만큼 오래되 간다. 사진은 순간의 미학이며, 찰나의 순간을 담고 있어 언제나 현재상황에서 만들어지지만, 그 사진은 어제와 내일을 연결해주는 매개체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언제나 청춘이 아니듯이 시간이 지나면 나이를 먹게 된다. 그리고 죽음에 이르게 된다. 사진은 시간을 축적함과 동시에 관계한다. 어제와 내일을 연결한다. 그리고 대화를 한다. 과거와 현재를 매개하는 사진은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고 지금 이 자리에서도 대화를 나눌 것이다. 그 무언의 이야기는 나무의 나이테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다른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전달해 준다.

20대에 찍었던 사진들이 다시금 회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 카메라를 쥐는 아귀힘도 약해지고, 순발력도 떨어진다. 더군다나 노안은 더 심각하다. 20대에 감각적이고, 역동적인 사진은 아니더라도, 나이만큼 세상을 보는 눈은 더 깊어져야 할텐데 우리는 그만큼 더 진일보했는지는 의문이다. 젊음이 가지는 장점은 점점 잃어가고, 요령만 늘었을지 모르겠다. 더 나쁘게 말하면 꼼수만 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그만큼 영리해졌을지도) 사진은 사진가의 생각을 그대로 전달해주며, 자신의 사진작업은 노력에 의해 맺어진 결실이다. 우연이 만들어진 그것이 아무리 좋다고 할지라도, 그의 작업에 일관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결국 사진가의 몫이다.

사람들은 추억을 남기기 위해서, 증명사진을 찍기 위해서, 영정사진이나 가족사진을 찍기 위해서 사진관을 찾는다. 그런데 그 사진관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사진관을 찾은 사람은 오래된 카메라를 발견하고 이것으로 사진을 촬영해달라고 했다. 그 사진관의 할아버지 사진사는 이렇게 말한다.

"이런 옛날 카메라는 긴 시간 동안 노출을 해야 사진이 찍혀요.최소한 몇 분은 카메라 앞에서 꼼짝 말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데 할 수 있겠어?"

우린 문제 없다고 큰소리치고 카메라 앞에 섰지만 생각했던 시간보다 길게 느껴졌다. 가만히 있어야 하는데 쉽지 않았고, 몸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주인 할아버지는 말했다.

"내가 뭐라고 했어 기다리기 어려울 거라고 했지.전화기로 간단하게 사진을 찍는 요즘 사람들은 못 기다리지.예전 사람들은 다 이렇게 사진 찍었지만..."

1초도 안 걸려서 찍은 사진을 바로 볼수 있는 디지털시대에 더군다나, 손쉽게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바로 전송할 수 있는 시대에 몇 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얼마나 불편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사진관에 찍은 사진이 잘 나왔는지 못 나왔는지도 모르고 인화가 되어 나올려면 며칠을 기다려야 했던 예전의 기억들처럼, 사진은 어쩌면 그 기다리는 시간동안 시간과 관계하고 있을는지 모른다. 사진은 찍는 사진가와 찍히는 피사체와의 관계이다.

시몬(Szymon Barylski)은 자신의 사진작업들이 ‘세상의 가장 빈곤한 사람들과 가장 불공평한 측면’을 보여주려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다만 그 안의 사람들을 담는 일에는 조심해야 할 점이 있음을 지적한다. “사진 속의 사람들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합니다. 사진을 찍은 사람들에 대해 이해하고 존경심을 가지고 접근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 관계를 올바른 방식으로 처리할수 있다면, 그들은 우리 앞에서 마음을 열게 될 것이고, 성실과 신뢰로 더 나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진은 제가 끊임없이 노력해온 열정의 대상이며, 저에게 사진은 세상을 탐험하고 배우는 도구입니다. 저는 ‘자신이 잘 모르는 것을 사진으로 담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며, 그것이 제가 각각의 프로젝트마다 신문과 인터넷을 뒤지면서 그일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이유입니다.


제 사진안에 보여지는 이야기들은 지극히 개인적이며 동시에 보편적인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 작품을 통해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사진이 사회, 정치, 경제적인 필요에 대해 개인 혹은 집단의 의식을 깨우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행동을 이끌어내서, 긍정적인 변화의 일부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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