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

155. 선형과 비선형Iinear and Nonlinear

by 노용헌

수학공식에서는 선형의 조건을 단순히 하나의 식을 기준으로 말한다.

y’+p(x)y=r(x)

위 식과 같이 y의 일계도함수 앞에는 계수 1이 있고 나머지 항에는 x에 대한 임의의 함수로 이루어진 형태를 선형이라 하고 나머지를 비선형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선형’은 (그래프가) 직선으로 나타나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비선형이다. 비선형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가 등장하고 이로 인해서 제어할 수 없는 상태인 것이다. 우리의 삶은 선형과 비선형이 혼재해 있다. 태어나서 통과의례를 지나가는 것은 선형적이고, 비선형적인 우연이라는 변수가 얽히고 얽힌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시스템은 ‘선형(Linear)’과 ‘비선형(Nonlinear)’로 나누어진다. 좋은 대학을 나오고, 좋은 회사에 다니고, 돈을 많이 번 것이 행복해지는 ‘지표’는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변수는 항상 존재하고, 인생은 죽기까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비선형의 문제이고, 개별성과 특수성이 존재한다. 지구 한 편에서 나비가 날개짓을 하면 다른 한 편에서 폭풍이 생긴다는 Chaos Theory, 수식의 변수가 얽히고 설켜서 좀처럼 수렴하지 않고 발산해가는 과정을 의미하는 Bifurcation, 인생은 수학보다 훨씬 훨씬 더 복잡한 공식들 속에서 만들어지는 과정의 연속일 것이다.

동영상 편집의 툴은 나날로 발전해가고 현재 사용되는 편집은 비선형 편집툴이라고 한다. 선형편집은 아날로그 필름 시절 필름을 자르고 붙이던 편집을 선형편집이라고 말한다. 어쨌든 선형편집이든 비선형편집이든, 시간이라는 타임라인에 놓여 진다는 것은 동일하다. 우리는 시간을 바꿀수는 없다. 안 좋은 과거의 기억을 지우고 다시 시작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과거가 미래가 되고, 미래가 과거가 될 수 없듯이.


김춘수의 ‘꽃’을 패러디한 장정일 시인의 시처럼,

“내가 단추를 눌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라디오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준 것처럼

누가 와서 나의

굳어버린 핏줄기와 황량한 가슴속 버튼을 눌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전파가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사랑이 되고 싶다

끄고 싶을 때 끄고 켜고 싶을 때 켤 수 있는

라디오가 되고 싶다.“(‘라디오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전문)

위의 시처럼, 과거의 기억, 미래의 기억을 끄고 켤 수 있고, 편집기의 조그셔틀로 리와인드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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