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 관성, 요령, 회의(懷疑)
아이작 뉴턴은 1687년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에 출간한 책에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물체의 운동은 세 가지 법칙으로 정리했다. 세 가지 운동 법칙은 관성의 법칙, 가속도의 법칙,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다.
뉴턴의 운동 제1법칙은 '관성의 법칙'이다. 관성이란 외부에서 다른 힘이 가해지지 않으면 정지해 있는 물체는 영원히 정지해 있으려고 하고 운동하고 있는 물체는 영원히 같은 속도로 운동하려고 하는 성질을 말한다. 이 말은 물체의 운동 상태를 바꾸려면 외부에서 힘을 작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운동 제2법칙은 '가속도의 법칙'이다. 물체에 작용하는 힘은 그 물체의 질량과 가속도를 곱한 것이다. 물체를 가속 즉, 속도에 변화를 주려면 힘을 더 크게 하거나 질량을 작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운동 제3법칙은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다. 물체에 힘을 가하면 그 물체도 반대방향으로 같은 크기의 힘이 작용한다. 우리가 땅을 딛고 걸을 수 있는 것도 로켓이 우주 공간을 날 수 있는 것도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 있기 때문이다.
뉴턴이 정리한 이 운동 법칙은 우리 눈에 보이는 세상의 모든 운동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은 세계에서 원자와 분자의 운동을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또 뉴턴역학으로 해결할 수 없는 현상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빛'에 관한 문제였다.
뉴턴의 세 가지 운동 법칙으로 사진을 하면서 느꼈던 점을 대입해보았다. 사진을 하는 과정이 어쩌면 뉴턴의 운동법칙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관성의 법칙’: 외부이든 내부이든 자극을 받지 않으면 사람은 바뀌지 않고, 스스로 변화를 가진다는 것에는 동기유발이 중요하다. 사진에 매료되고, 사진을 하게 된 동기가 있어야 사진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초기의 사진을 알게 되고, 사진을 배우게 되면 일정부분 기간을 거치면 비로소 사진을 조금 안다고 할 수 있다.(수습기자가 1년여 과정을 거치듯이), 정지해 있는 물체는 정지해 있으려고 하지만 운동하고 있는 물체는 운동하려고 하는 관성의 법칙처럼, 일단 사진의 맛을 알게 되면 더욱 사진이 재미있어진다. 사진만큼 쉬운 예술은 없다. 누구나 쉽게 접하고 쉽게 배울수 있으니 한번 마음만 먹게 되면 사진은 관성의 탄력을 받게 된다. 그러나 가속도가 붙거나 타성에 젖거나 매너리즘에 빠질수도 있다.
‘가속도의 법칙’: 똑같은 일을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요령이 생긴다. 그렇기도 하지만 같은 일은 계속적으로 한다는 것은 매너리즘에 빠질 위험도 있다. 자전거를 타고 산을 올라갈 때는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고 올라가지만, 내리막길에서는 자전거의 속력이 가속되어진다. 이때 요령은 자칫 잘못하면 위험적인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우리가 나태한지 타성에 젖어있는지,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지 모를 때에는 잠시 멈춰서 봐야 한다.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 내가 찍는 사진이 오랜 관습에 의해 만들어진 기계적인 반복이라면 다시금 회의감[懷疑感]을 느낀다. 반복되는 일상은 반복적인 사진을 만들어가고, 직업적으로 사진을 찍다보면 이런 사진이 좋은 사진이라는 고정관념에서 생기는 회의감은 반작용이다. 그래서 B컷이 오히려 더 많이 끌리기도 하고, 어설프지만 진심이 느껴지는 사진에 끌리기도 한다. 많은 생각들이 교차되고 그 생각들을 정리하지 못할 때 느끼는 회의감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더 좋은 사진에 대한 고민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일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철학이라 할 만한 것들은 자신의 삶에서 자기실현의 과정이고 인간은 계속 변화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행위를 하고 반응을 하고 다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