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

160. 더하기와 빼기

by 노용헌

한 살 한 살 나이는 더하기이다. 태어난 날은 알지만 죽을 날은 알 수가 없다. 만약 죽을 날을 알고 있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살까. D-1일, 2일 인생은 빼기일 것이다. 죽을 날에서 며칠 남았으니 어떻게 살 것인가. 사진은 프레임안에서 더하기일까, 빼기일까. 그림은 더하기이고, 사진은 뺄셈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사진은 과연 프레임안에서 불필요한 요소들을 빼는 작업을 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얼마든지 사진안에 요소를 빼는 작업이 아니라 더하는 작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프레임을 설정하고(구도를 잡고) 사진을 찍다보면, 그리고 기다리다 보면 우연치 않은 사람이 프레임안에 들어오거나, 예상하지 않던 강아지가 뛰어 들어오거나 등등 사진은 얼마든지 더하기의 작업이 될 수도 있다.

한 자, 한 자 적다보면 어느새 많은 글을 적었구나 생각이 든다. 쓸데없는 말들을 넘 많이 쓴 것 같아 지우고 또 지운다. 엉뚱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간다. 생각은 끊임없이 또 다른 생각으로 발전되어간다. 사진 또한 마찬가지 일 것이다. 사진을 만들다보면 생각이 발전해가는 것처럼 사진도 변화되어 간다. 루트번스타인이 쓴 ‘생각의 탄생’의 책에서 보면 창조를 이끄는 생각의 도구를 13가지로 보았다. <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인식, 패턴형성,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차원적 사고, 모형 만들기, 놀이, 변형, 통합> 이 13가지의 주제는 사진에도 적용가능하다. 이것은 더하기의 과정이다.

빼기의 과정은 무엇일까. 우리는 복잡한 사회속에서 많은 정보들을 보고 이미지의 홍수속에서 산다. 가끔 바쁜 업무를 뒤로하고 아무것도 일하지 않는 곳을 찾아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생각을 지우는 일, 컴퓨터에 저장된 모든 정보를 포맷(format)하고 다시 리셋(reset)하는 일. 프레임안에 많은 정보를 담고 있지 않아도, 빈 여백에 어떤 정보도 주지 않는 빼기의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사진을 그냥 멍때리면서 바라본다. 한 곳을 응시하고 한 곳을 관찰하면서 사진찍는 과정은 생각의 더하기와 빼기의 과정이다. 결국 뺀다는 것은 더 이상 더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빈 프레임안에 무엇을 덧붙이는 더하기와 군더더기를 빼는 빼기의 선택을 작가는 하게 될 것이다. 인생은 더하기와 빼기의 과정이다. 어렸을 때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모든 것이 새로워 더해가는 과정이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불필요한 것들을 버려가는 과정이 아닐까. 화투(花鬪)의 카드에서 가져올 것이 없을 때 비풍초똥팔삼 순으로 패를 버린다. 우리는 불편할 정도로 불필요한 것들을 많이 가지고 있고, 또한 이것을 버려야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 사진의 프레임은 이처럼 정보를 더할 수도 있고 버릴 수도 있다. 신문사진은 육하원칙[六何原則]에 의해 한 장의 사진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신문기사처럼 사진 한 장을 보면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한 장의 사진에 이와 같은 정보를 집어넣다보면 설명적인 사진이 되기 때문에 사진 안에 많은 정보를 담게 된다. 그러나 불필요한 정보는 과감히 버리고 군더더기를 뺀 사진은 오히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빼기의 과정은 프레임안에 최대한도로 꾸밈과 표현을 제거한다면 미니멀리즘의 예술처럼 추상화의 과정을 향하게 될 것이다. 복잡함과 단순함 사이에서 우리는 더하기 빼기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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