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

161. 사진과 지도

by 노용헌

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사실 소신파이다. 타협을 하지 않고 소신을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양심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되기란 너무나 힘이 든 것도 사실이다. 중심을 잃어버린 시대는 혼란스러운 시대일 것이다. 사진은 단지 사진일 뿐이다. 사진은 지도와 같아서 그 쓰임에 의해 결정된다. 지도는 아군이든 적군이든 필요한 정보이다. 적군의 진지를 표시하고, 어떻게 적군을 공격할지 파악하는 것처럼 사진 또한 필요한 쓰임에 따라 달라진다. 여행을 가서 인증샷으로 촬영도 하게 되지만 요즘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는 사진에는 위치정보(GPS)를 기록된다. 촬영 당시 조리개, 셔터속도등 촬영날짜와 촬영장소의 GPS기능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서 내가 로드뷰 촬영을 했을 때, 전국의 고속도로 휴게소를 사진으로 찍게 되었었다. 휴게소의 전경뿐만 아니라 내부등 이때 찍은 사진은 작품사진이 아니라 자료사진이었고, 사진은 자료로서의 가치를 가질 뿐이고, 이것이 GPS와의 연결에 의한 지도사진일 뿐이었다. 그러나 모든 자료사진이 사진으로서의 가치뿐만아니라, 물론 작품성을 가질수도 있다. 그것은 사진을 촬영한 당사자의 작업 스타일에서 나올 것이다. 앗제의 사진이 화가의 밑그림용으로 촬영한 것이 작품이 가지는 아우라를 풍길수 있었던 것을 보면 말이다.

161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 표지.jpg

1888년 비영리 단체인 미국 국립지리학회에서 만든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는 그야말로 지도에서 풍부한 기사와 함께 사진의 역할이 돋보인다. 전세계 사진가들에게 사진의 귀감이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중에는 정부에 도움이 될 만한 사진들을 제공하여 전쟁을 도왔기 때문에 '군(軍) 정보부에 실질적 가치를 제공하는 진정한 보고'라고 인정받기도 했다. 여행잡지의 경우에도 사진의 역할은 중요하지만, 사진은 그 쓰임에 따라 보조수단으로 여겨진다. 글이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사진은 그야말로 많은 메타포를 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사진에 머문다. 사진의 가치를 알아주는 편집자의 안목은 때때로 부정확하다. 사진은 종이에 인쇄될 때, 전시장에 걸릴 때, 각각의 장소에서 바라본 사진은 똑같은 사진일지라도 다르게 보여진다. 그만큼 사진이 가진 매력은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사진은 건물등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지만 지도는 기호로 나타내며 필요한 정보들을 손쉽게 볼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다르다. 지도 데이터는 항공위성지도(스카이뷰)와 벡터 방식을 적용한 3D 지도로 발전해가고 있다. 대표적인 구글 지도(Google Map)는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가 2004년 프로토타입을 시작하고, 2005년부터 정식으로 오픈한 지도 서비스다. 구글의 지도는 평면도와 위성사진을 교차로 확인하거나 스트리트뷰, 360도 파노라마뷰, 실시간 교통 상황 외에 대중교통 경로 등 다양한 정보를 볼 수 있게 해준다. 구글 지도의 확장은 어디까지 갈까. 우리나라도 또한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1861년 처음 간행한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 이전에도 수많은 지도가 만들어졌었다. 지도는 끊임없이 업데이트가 되어진다. 초기에 만든 로드뷰도 매년 업데이트가 되지 않으면 현장에서 낭패를 볼때가 많다. 우리나라처럼 재개발에 신도시개발이 되면 없던 길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는 경우에 말이다. 따라서, 사진은 그 현재의 기록이 된다. 길은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길에는 많은 역사가 담겨진다. 사진과 지도가 특히 다른 점은 사진은 과거를 이야기하지만, 지도는 현재를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사진은 사라져가는 기억을 담고 있지만, 지도는 업데이트된 정보를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사진과 지도.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