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 찍는다는 것과 찾는다는 것
사진을 보통 찍는다라고 말한다. 판화를 찍듯이, 이 말에서 유래되었을 것이다. 영어로는 <take a picture>이다. 카메라를 손에 움켜쥐고 셔터 버튼을 누르기 때문일 것이다. 사진을 찍는 우리는 자신의 기록들을 남긴다. 우리가 본 것들, 새, 구름, 나무, 건물, 사람들을 찍는다. 누군가의 앨범 사진을 보면 그의 인생의 족적[足跡]들이 펼쳐진다. 그러나 사실 그 사람의 족적들은 그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그의 스토리를 알 수가 없다. 그는 죽고 그를 아는 사람이 없다면 그의 스토리는 무엇인지 모른다. 그가 살아온 인생에서 그가 사진을 찍고 남겼던 이야기들은 무엇일까. 어쩌면 사진은 찍는다는 것보다는 무언가를 찾는다는 것이 아닐까. 30년을 사진을 했지만 나는 여전히 사진을 잘 모른다. 무엇을 내가 찾고자 했는지. 그 과정이 나의 인생을 찾는 과정이고, 사진은 Take가 아니라 Seek일 것이다. 무언가를 찾고자 백사장[白沙場]에서 알수 없는 것을 찾았고, 가본듯한 막다른 골목길에서 다른 출구를 찾아 헤매던 것이 사진을 찾아 다녔던 것 같다.
사진에 관련 책들을 찾아보며, 도서관이든 서점이든 책은 무언가 길을 제시해줄 것 같아 찾아보았다. 1.버먼트 뉴홀의 <사진의 역사>, 2.수잔 손탁의 <사진에 관하여>, 3.발터 벤야민의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4.롤랑 바르트의 <카메라 루시다>, 5.존 버거의 <Ways of Seeing>, 6.빌렘 플루서의 <사진의 철학을 위하여>, 7.필립 퍼키스의 <사진강의노트>, 8.제프 다이어의 <지속의 순간들>
번역된 책들이 없어서 원서를 번역하면서 읽었던 책들
1.Documentary Photography as a Tool of Social Change
2.Ethics in Photojournalism: Past, Present, and Future
3.In Defence of Social Documentary Photography
4.The Photographer's Eye
5.The Historical Significance of Let Us Now Praise Famous Men
6.How I Learned Not To Be A Photojournalist
7.Visual Anthropology
8.Doing Documentary Work – Robert Coles
그런데, 여전히 무언가를 찾고 있다. 그것이 무언지도 모르면서.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아 떠나는 사람들, 누군가에 쫓겨 자신이 찾으려는 것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 광장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 속에서 나는 무언가를 찍고 있고, 무언가를 찾고 있다. 사진은 나에게 즐거움의 과정이지만, 또한 무언가를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지나간 기억을 다시 찾는 다는 것, 그것이 사진이 연결해주는 매개임인 셈이다. 우리는 지금도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고 있다. 나를 찾는 과정, 그것이 사진을 찍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 사진이 내가 찍는 사람들과 그 사진을 보는 사람들을 직접적으로 이어주는 무엇이 되길 바랬다”고 말했다. 사진에 감정과 주장을 싣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는 “나는 선동자가 아니라 기록자, 증언자였다”
-James Nachtw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