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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용헌 Feb 02. 2023

베르너 비숍과 <영화 스윙키즈>

모티브로서의 사진

저는 모험적으로 세계의 진정한 얼굴을 탐험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풍요로운 삶을 사는 것은 우리중 많은 이들이 엄청난 고난에 눈이 멀게 했습니다.”

-베르너 비숍-   

  

베르너 비숍(Werner Bischof, 1916-1954)은 스위스 태생의 사진가이다. 그가 1945년 이후 전후 시기의 프랑스, 독일, 폴란드 등지의 피난민들의 참상을 알리는 보도사진가로 라이프(LIFE)잡지를 통해서 전 세계의 분쟁지역의 사진을 찍었다. 또한 1949년에는 보도사진가 단체 <매그넘 포토(Magnum Photos)>에도 가입하여 활동하였다. 1952년 인도에서 촬영한 민중의 기근 사진은 미국 의회를 움직여 대량의 밀가루를 보내게 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그해 한국 전쟁 시기 그의 거제도 사진에서도 그의 주된 관심은 인간에게 있었다. 멕시코를 취재하고 칠레를 거쳐 페루를 여행하던 중 1954년 안데스의 한 낭떠러지에서 추락하면서 큰 교통사고를 당하였고, 치료를 받던 중 5월 24일 38세의 나이로 사망하였다.    

   

“그의 사진은 절대적인 경향, 즉 아름다움과 진실의 결합을 지향했습니다.”

-에른스트 하스    

 

비숍은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수감자에 초점을 맞추어 일상 생활과 유엔의 재교육 시도등을 기록하였다. 여행에서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그의 비판적 견해를 이야기했다. “우리는 여기서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정치적 조작이며 이 사람들이 우리 자신의 삶의 견해 뒤에 있는 아이디어를 파악하게 하려는 시도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수용소에서 사진을 찍고, 인간성을 고수하고, 검열관에 의해 최고의 사진을 버리는 것은 어렵습니다. 나는 때때로 내가 항상 그토록 싫어했던 또 다른 ‘기자’가 된 것이 아닌지 자문합니다.”     

그가 이 곳 포로수용소에서 복면을 쓴 남자들이 학교 운동장 같은 곳에서 단체로 춤을 추는 장면의 사진 한 장은 영화 <스윙키즈>(2018)의 모티브가 되었다. 포크 댄스의 일종인 스퀘어 댄스 같은데, 다정하게 2인무를 추는 사람도 있다. 그 뒤로 자유의 여신상을 본뜬 조악한 구조물이 보인다. 그러나 이 사진을 모티브한 작품은 영화 <스윙키즈> 전의, 2015년 '로기수'라는 창작 뮤지컬이 나왔었다. 한 북한군 소년이 포로수용소에서 탭 댄스를 배우며 꿈을 찾는다는 이야기이다.    

 

1952년 5월 7일 일어난 '도드(Dodd) 수용소장 피랍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수용소장이 78시간 동안 '포로들의 포로'가 됐던 황당한 일이었다. 포로들은 '제갈공명'이란 별명을 지닌 박상현의 주도로 '부당한 폭행과 수색이 이뤄지고 있다'며 수용소장 도드 준장과 면담을 요청했고,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면담을 하던 도중 20여명이 출입문을 열고 도드를 철조망 안으로 끌고 갔다. 도드의 후임인 콜슨 준장은 '포로에 대한 학대와 강제 심사를 중단하라'는 요구를 수용해 선전용으로 이용되기 딱 좋은 자료를 제공했으며, 석방된 도드와 함께 대령으로 강등 조치당했다.     

영화 <박열>

사진 한 장이 영화에서 모티브가 되었거나, 영화의 중요한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들은 많다. 그 중 한국영화의 두 편을 소개해보면, 하나는 영화 <박열>(2017)이고, 또 하나는 영화 <김군>(2018)이다. 영화 <박열>의 이준익 감독은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사진 한 장으로 시작된 영화라고 말한다.  영화 <김군>은 다큐멘터리 영화로, 518 당시 사진 한 장으로 시작된 진실공방(북한 특수군 ‘제1광수’라고 주장에 반해)으로 사진속 청년의 진실과 행방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https://www.magnumphotos.com/newsroom/conflict/werner-bischof-korean-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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