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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용헌 Feb 01. 2023

스티브 맥커리와 <파르바나-아프가니스탄의 눈물>

영화 <어떤 여인의 고백>(2012)

스티브 맥커리(Steve McCurry)의 유명해지게 만든 사진중의 하나가 1985년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표지를 장식한 '아프가니스탄 소녀(Afghan Girl, Pakistan)'였다. 그는 전쟁의 참상을 기록한 사진으로. 로버트 카파 어워드(Robert Capa Award)', 올리버 리벗 메모리얼 어워드(Olivier Rebbot Memorial  Award)',등의 상을 수상하였다. 스티브 맥커리의 사진은 1984년 촬영된 것으로 그 당시 아프가니스탄은 소련과 전쟁중이었다. 남루한 누더기를 걸친채 날카로운 눈빛으로 정면을 응시하는 소녀는 무표정으로 사진가를 바라보고 있는 이 사진은 사람들에게 어떤 울림을 주는 것일까. 사진가뿐만 아니라 관람자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그녀의 눈빛은 그녀의 지난했던 삶을 조용히 말해주고 있다. 눈빛 하나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고, 그러한 힘은 스티브 맥커리의 사진에 담겨 있다. 이 사진속 소녀(샤르바트 굴라)는 당시 12세였고, 소녀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고달픈 삶을 맑은 눈동자가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스티브 맥커리는 이 사진으로 퓰리처 상까지 받게 되었다. 이 한 장의 사진으로 전 세계의 관심을 당시 분쟁 지역이었던 아프가니스탄으로 몰리게 했으며 아프가니스탄 전쟁 난민 현실을 전 세계에 알리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전쟁으로 파키스탄에는 약 200만 명의 아프간 난민이 살고 있었고, 이 사진은 파키스탄 난민캠프에서 촬영되었다.

     

"세상을 탐험하고 인생을 즐기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현재를 사는 것이 내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전쟁과 에이즈 등 인간이 겪는 고통과 처절함은 슬프지만 누군가는 기록해야 한다.

인생은 어려움과 투쟁으로 가득하다. 그걸 견뎌내고 살아가야 한다. 그게 삶이다...."

-스티브 맥커리-     

미군은 2021년 8월 30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철수 작업을 공식 완료했다. 이로써 미국의 최장기 해외 전쟁이 공식 종료되었고, 아프가니스탄은 다시 탈레반의 손으로 돌아갔다.   

  

애니메이션 영화 <파르바나-아프가니스탄의 눈물>은 데보라 엘리스가 쓴 <파르바나>가 원작이다. 페미니스트이자 인권활동가로서 유명한 그는 주로 빈곤과 전쟁, 인종차벼로가 질병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의 일상적인 삶을 이야기한다. <파르바나>는 2000년에 출간되었는데 그 당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탈레반 치하의 아프가니스탄의 일상을 기술하고 있다. <파르바나-아프가니스탄의 눈물>의 원재는 <The Breadwinner>인데, ‘가장(家長)’을 뜻한다. 어린 소녀(파르바나)는 아버지가 탈레반에 의해 투옥됨으로써 성인 남성이 부재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다. 그리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만하는 기막힌 배경과 이야기이다.

페르시아 신화에 등장하는, 말 못할 비밀을 털어놓는 이를 불행에서 해방시켜준다는 ‘인내의 돌’. 영화 <어떤 여인의 고백>은 식물인간이 된 남편을 바로 그 ‘인내의 돌’로 삼아 마음 속 깊이 감춰두었던 욕망과 비밀에 대해 고백하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원작은 2008년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수상해 반향을 일으켰던 소설 [인내의 돌]로 원작자인 아틱 라히미는 영화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국의 이창동 감독처럼 재능 있는 소설가이자 감독으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는 그는 2000년 첫 소설 [흙과 재]를 발표하고 이 작품을 직접 연출하여 2004년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진출했으며, 뒤이어 네번째 소설이자 대표작인 <인내의 돌>을 두번째 장편영화인 <어떤 여인의 고백>으로 완성했다. 이 영화는 지난해 토론토영화제와 부산영화제, 샌프란시스코영화제, 멜버른영화제, 로테르담영화제 등 세계 유명 영화제에 연이어 초청되어 찬사와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스티브 맥커리는 좋은 사진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좋은 사진은 보는 것만으로도 당신을 변하게 할 수도 있고, 처음 보는 세상에도 깊이 공감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라고. 사진이 당신에게 말을 걸어야 하고 깜짝 놀라게 하고 흥미를 느끼게 해야 하며, 당신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는 마음의 눈에 보이는 걸 사진에 담아내야 한다고 말한다. 아프간 소녀의 사진을 보고 실제로 난민촌 자원봉사를 하러 온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인물을 찍을 때, 나는 보통 목소리 크기로 대화 할 수 있을 만큼 사람 가까이에서 찍고, 그들의 눈을 들여다 보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그들이 나를 똑바로 쳐다보기를 원하고 그래서 그 교감이 다시 그들의 사진을 보게 될 사람들과의 교감이 됐으면 한다.”     


EBS1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https://youtu.be/QhJw8TI4T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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