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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a May 16. 2024

봄 심은 데 봄 났다

동방박사께 감사하며




'다른 이유 없이 오직  아이가 스의 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예뻐해 주고 사랑해 줄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은 저에게  어떤 공포도 넘을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태어나면 넘치도록 사랑해 주겠다는 분, 대부분 봄스 없는 봄스 톡방에 계실 것 같아 이 글을 빌어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덕분에 김복돌은 앞으로 이것저것 많이 해주고 싶다는 이모 삼촌들을 얻었고, 태어나기 전부터 수많은 약속이 잡힌 슈퍼 인싸가 되었습니다.

이 많은 애정에 제가 드릴 수 있는 약속은 그 사랑에 감사하면서 살 수 있는, 태어나기 전부터 받은 이 같은 축복 부끄럽지 않을 좋은 사람으로 키우겠다는 것입니다. 감사와 사랑이 쉽지 않은 세상에서 나기  전부터 그것의 소중함을 알려주신 분들이 이렇게 많이 계시니 그 이상의 사랑을 돌려줄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복돌이 태어나기 여덟 시간 전.

딸은 설레는 마음 담아 지인들에게 편지를 썼다. 아직 세상에 오기 전부터 인싸가 된 아이. 그를 통해 딸은 기쁨 충만한 엄마가 되었다.


아이가 보고 싶어 안달 난 초짜할미를 위해 딸 내외가 기회를 주었다. 마침내 병실에 들어간 날은 복돌이가 태어난 지 삼일째였다.

첫 수유 마치고 병아리 오줌만큼 유축하면서도  만족하는 딸을 보았다. 나에게도 행복이 전염되었다.

유리창 너머 신생아실에 누워있는 복돌이 보며 딸에게 물었다.


" 어떤 아이로 자라면 좋겠어?"

잠시 생각을 정리한 딸이 대답했다.


" 감사를 아는 아이였으면 좋겠어요."

아름다운 대답이었다.






대한민국 출산율이 0.6명 이하란다. 인구 절벽 위험 지수를 보며 젊은 세대에게 출산에 대한 고민이 많음을 이해한다. 더욱이 출산 이후 육아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공포가 젊은 부모에게 아이를 허락하지 않는 점도 공감다. 딸 역시 결혼초기에는 출산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혔었다. 그러나 지금은 복돌이로 인해  설명할 수 없는 행복을 알아가고 있다..


아이는 제 먹을 것을 짊어지고 태어난다던  어른들 말씀이 생각난다. 팍팍한 현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고리타분한 생각일지 모른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생명경외의 발로가 아닐까도 싶다. 하늘이 주관하는 천부인권, 사람이 어쩌지 못하고 어찌해서도 안 되는 우주의 섭리를 옛 어른은 그렇게 긍정 수용했다.

우리 아이를 비롯한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좀 더 용기 내어 태어날 아이를 기쁘게 맞이해 주면 좋겠다.






아프리카 속담에 '아이 하나 키우는데 온 마을의 정성이 들어간다'는 말이 있다. 홀씨만큼 작은 생명이 인간으로 커가는데 그만큼 많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뜻이 아닐까.


싱글맘으로 아이 둘을 키우며 지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부족한 반쪽짜리 엄마에게서 결핍된 수 많은 지혜를 주변 어른들로부터 받았다. 지금도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는다.


우리 복돌이는 태어나기 전부터 동방박사 이모 삼촌들이 많다. 예수가 태어날 징조를  동방박사가 예물을 준비해 예루살렘에  태어난  아기를 경배했듯이 봄스 없는 복돌 드랍방을 열고 서른네 명 동방박사가 기뻐하며 잔치를 벌였다. 아직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그림 하는, 음악 하는, 글 쓰는, 경찰인, 공무원인, 과학자인, 그리고 열거할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이모 삼촌들이 모인 잔치였다. 봄스도 입장할 수 없는, 봄스를 안다공통점으로 모인 이들이 봄스 없는 리그에서 복돌의 탄생을 기뻐하고 있었다.


복돌의 다섯 번째 생일에 놀이공원 함께 가기, 첫 번 방문하게 될 미술관에 동행하기, 어린이 과학박물관에 데려가기. 경찰차 태워주기...

동방박사들은 각기 다른 미래 계획을 세우고 대기표를 뽑고 있다. 딸이 감사하는 아이로 키우겠다는 말은 그래서 정답이다.


복돌 드랍방에 축의금이 모였다. 복돌에게 필요한 육아용품을 충분히 구입하고도 남은 정성을 미혼모를 돕는 곳과 유기견을 보살피는 단체에 복돌이름으로 기부했다 들었다.

사랑을 알려주고 또 이를 실천하는 방법도 몸소 보여준 동방박사 이모 삼촌들께 커가며 더욱 사랑받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케어할 복돌 할미 소임도 막중하다.


 심은 데 봄이 나왔다고 했다.

붕어빵처럼 닮은 모자가 건강하고 사랑받고  행복해지길 바란다.


별보다 빛나는 동방박사 이모 삼촌, 고맙습니다 ^^

서른네명 동방박사의 총대를 메고 선물 준비부터 포장, 이사하느냐는 질문 받으면서도 조리원까지 완벽 배송을 담당해주신 총대이모님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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