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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a Oct 03. 2024

절대음감일까요?

태교음악이라는 것을 접한 적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딸을 임신했을 때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흠모하며 열심히 들었던 기억이 새롭다. 복돌이는 성가대 활동하는 엄마 덕분에 갖가지 미사곡으로 태교 했다는 후문도 있다. 어찌 됐던 육아에 음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수단일지 모른다.


복돌이 첫 만남을 준비하며 백색소음, 낮잠음악, 놀이음악, 수면음악  등등 많은 소리를 검색했다.

'라테'가 들어가면 꼰대랬는데.

참 좋은 세상이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검색어 한 줄이면 원하는 음악이 줄줄이 나오는 것은 물론 연관된 다른 정보까지 쏟아내는 신박한 세상에 산다는 것이 고마웠다.

첫 아이를 임신하고 클래식 전집 CD를 선물 받았다. 태교를 위한 선물이었지만 음악을 즐기는 나를 위한 선물이기도 했다. 그러나 훌륭한 장식품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구석에 박혀있었다. 고가의 선물이었기에 이삿짐에 꼭 간직했어서 아직도 내 책장 한 칸을 점령하고 있지만 정작플레이어가 없다. 마치 유물처럼 존재자체에 의미를 두는 CD, DVD가 내 빛바랜 청춘을 증거 하는지도 모른다.


복돌이는 식구가 많고 강아지도 두 마리나 함께 생활하며 그다지 소리에 예민하지는 않아 다행이었다.

그러나 한 번씩 잠투정으로 크게 울 때면 백색소음이 훌륭한 역할을 했다.


백색소음이란 넓은 주파수 범위에서 거의 일정한 주파수 스펙트럼을 가지는 신호로 특정한 청각패턴을 갖지 않고 단지 전체적인 소음레벨로서 받아들이는 소음이다. 백색소음은 귀에 쉽게 익숙해지기 때문에 작업에 방해되는 일이 거의 없으며, 오히려 거슬리는 주변 소음을 덮어주는 작용을 한다. 백색소음에는 진공청소기나 사무실의 공기정화장치 그리고 파도소리, 빗소리, 폭포소리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의 최상위가 있으니 바로 귀가까이에 대고 '쉬~~~~'하는 것이다. 신생아기에 특히 효과가 좋고 복돌이에게는 육 개월인 지금도 통하는 비법이다.


유튜브에서 백색소음으로 사용했던 링크를 첨부한다. 물론 이외에 많은 게시물이 있으니 참조만.
https://youtu.be/fMit1 H7 L5 pg? si=8 QFMf4 WZ2 bEPNZ1 Y                                                                            


신생아기 이후에는 백색소음보다는 오르골 자장가를 많이 활용했다. 청각이 발달하는 때문인지 선호하는 소리가 달라졌다. 이것저것 많은 시도를 했는데 역시 복돌이의 취향은 명확했다.


https://youtube.com/shorts/stxzs7HvWfY?si=DHx8GK1NkpSXQlir

밤새 온 식구를 재울 수 있는 강력한 소리였다.

다른 오르골 소리와 별 차이를 모르겠는데 유독 이 소리에만 반응하는 것이 신기했다. 그렇게 사 개월 정도까지 복돌이의 수면을 책임지던 음악도 아이의 성장과 함께 뒤로 밀리고 드디어 전 국민의 자장가 섬집아기가 울리기 시작했다.


https://youtu.be/WuIeFraydfQ? si=qKbr36 T34 MkeEWSr


잠투정도 동반 성장하는지 육 개월 들어서는 감당하기가 어려울 때도 많다. 그때 볼륨을 높여 한 소절 듣는 순간 뚝. 단 오연준 목소리에만 반응하는 걸 보면서  '복돌이가 절대음감을 가졌을까?' 하는 의심을 한다.

다른 목소리 섬집아기에는 시크하게 울음을 계속하는 우리 강아지.


하루를 마무리하고 자러 들어가는 길에 분유 한 병들고 휴대폰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젖병을 물리고 "엄마가 섬그늘에 들을까" 하는 순간 반쯤은 잠드는 복돌이- (이쯤에서 애 키우는 사람 거짓말이라고 피식 웃으시는 작가님이 보이는 것은 나의 환상?)


딸이 네 돌 전, 노래를 즐겨 듣던 할머니 덕분에 한글을 빨리 배운 긍정경험이 있다. 딸아이는 아이돌보다 송대관, 태진아를 최애로 꼽는 부정(?) 경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낮시간에 의도적으로 클래식을 틀어 놓는다.(듣는다고 말하진 않았다.)

복돌이 최애 클래식은 쇼팽의 녹턴이다. 이것도 임윤찬 곡이라야 한다.


https://youtu.be/fku6ZSpCQk4?si=__zseCLqes02_sKG


입꼭 다물고 초롱한 눈으로 음악 감상하는 복돌이를 보면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할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복돌이가 절대음감일까요?"




'잠들기 전 삼십 분은 웃자.'가 나의 오래된 육아 비법이다.  내 아이들과도 지켜온 루틴을 복돌이에게도 적용해 보았다.


https://youtu.be/rh9byv4zbhk?si=M1i5vwMna-IyKUBw


약손이라는 노래는  가장 최근에 복돌이 애청곡이 됐다. 약손과 똥배라는 부분에서 유독 행복해 한다.


https://youtube.com/shorts/Xr1nvLJcsH0?si=W2YD__OQ9E4NlrVb


탕후루챌린지는 가족모임에서 이모들 재롱을 본 이후 즐기게 되었다.


'그럼 제가 선배맘에 탕탕 '첫 소절부터 까르르까르르 복돌이 숨이 넘어간다. 후크송이 강력한 K. Pop에 벌써부터 빠진 듯하다.

덕분에 할미도 단짠단짠에 웨이브를 추며 아이와 매일밤 신나는 수면의식을 치른다.


이쯤이면 우리 복돌이 음악 신동일까요^^


환갑에 K. Pop을 부르며 허풍 할미가을도  우당탕탕 익어간다. 복돌이 따라 푸르게 푸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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