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역시 딸을 임신했을 때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흠모하며 열심히 들었던 기억이 새롭다. 복돌이는 성가대 활동하는 엄마 덕분에 갖가지 미사곡으로 태교 했다는 후문도 있다. 어찌 됐던 육아에 음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수단일지 모른다.
복돌이 첫 만남을 준비하며 백색소음, 낮잠음악, 놀이음악, 수면음악 등등 많은 소리를 검색했다.
'라테'가 들어가면 꼰대랬는데.
참 좋은 세상이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검색어 한 줄이면 원하는 음악이 줄줄이 나오는 것은 물론 연관된 다른 정보까지 쏟아내는 신박한 세상에 산다는 것이 고마웠다.
첫 아이를 임신하고 클래식 전집 CD를 선물 받았다. 태교를 위한 선물이었지만 음악을 즐기는 나를 위한 선물이기도 했다. 그러나 훌륭한 장식품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구석에 박혀있었다. 고가의 선물이었기에 이삿짐에 꼭 간직했어서 아직도 내 책장 한 칸을 점령하고 있지만 정작플레이어가 없다. 마치 유물처럼 존재자체에 의미를 두는 CD, DVD가 내 빛바랜 청춘을 증거 하는지도 모른다.
복돌이는 식구가 많고 강아지도 두 마리나 함께 생활하며 그다지 소리에 예민하지는 않아 다행이었다.
그러나 한 번씩 잠투정으로 크게 울 때면 백색소음이 훌륭한 역할을 했다.
백색소음이란 넓은 주파수 범위에서 거의 일정한 주파수 스펙트럼을 가지는 신호로 특정한 청각패턴을 갖지 않고 단지 전체적인 소음레벨로서 받아들이는 소음이다. 백색소음은 귀에 쉽게 익숙해지기 때문에 작업에 방해되는 일이 거의 없으며, 오히려 거슬리는 주변 소음을 덮어주는 작용을 한다. 백색소음에는 진공청소기나 사무실의 공기정화장치 그리고 파도소리, 빗소리, 폭포소리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의 최상위가 있으니 바로 귀가까이에 대고 '쉬~~~~'하는 것이다. 신생아기에 특히 효과가 좋고 복돌이에게는 육 개월인 지금도 통하는 비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