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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a Sep 26. 2024

살짝쿵 데이트



내 아이들이 어릴 때는 기본 예방접종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복돌이 수첩을 보며 다시 공부할 필요를 느꼈다.

생소한 앱 사용에 대해서도 공부가 필요했다.(질병관리청 https://nip.kdca.go.kr/irhp/index.jsp)



출산율을 걱정하는 국가의 육아정책 일환인가 어쨌든 아이들 예방접종이 모두 무료로 전환된 것은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오래전에 간염예방접종이 무척 고가의 접종이었던 생각이 났다.

기본 접종 이외의 것들은 하나같이 고가였기에 웬만한 가정에서는 기본접종으로 끝냈다.


간염의 경우에는 접종 여부보다 중요한 것이 항체가 생겼는지에 대한 결과인데 접종을 마쳤어도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나도 내 아이들도 모두 예방접종 없이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굳이 설명하면 너무 길어지니 패스.


복돌이 나에게로 온 다음날부터 예방접종이 시작됐다.

결핵예방접종(BCG).


경제적으로 부족함 없는 복돌이는 도장 찍듯 접종하는 경피용 접종을 선택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딸은 무료접종인 피내용 접종을 선택했다. 미용상 선택보다 글로벌한 시대를 살아갈 아이를 위해 WHO의 권고를 따른 선택이었다. 이유 있는 선택을 존중하지만 왼쪽 어깨에 고름이 잡히는 동안 할미 마음은 내내 아렸다. 다행히 접종흉터가 예쁘게 아물었다.


예방접종만 다해도 반은 키운 것이라는 말이 실감될 정도로 종류가 많았다.



처음 두 번은 딸, 사위와 함께 방문하는 병원이라 수월했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복돌이와 나의 온전한 협력이 필요한 프로젝트였다.


정*진


모니터에 이름이 올라오면 아이가 얼마나 아플까, 접종 후 열은 나지 않을까 할미는 걱정이지만 복돌이는 씩씩하다. 익숙한 체온측정 키 몸무게측정에 이어 진찰을 위한 청진까지 생글생글 웃으며 척척. 덕분에 선생님들 사랑을 듬뿍 받는다.


문제는 주사. 2,4,6개월에는 접종할 종류가 많아서 일주일간격으로 양쪽 허벅지를 내주어야 했다. 특히 DPT 백신은 아픈 주사라서 투약과 동시에 병원이 떠나가라 울지만 진료실을 나서면 뚝. 준비한 도시락을 입에 물면 곧바로 평화이다.


예방접종 전 후의 주의사항을 정확하게 알고 실행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었다. 

다행히 큰 어려움 없이 기본접종을 마치고 돌 전 마지막 독감예방접종을 내일 할 예정이다.


봄에 태어난 아이가 이제 세 번째 계절을 만난다. 아이를 지켜보는 내내 행복했다. 그리고 감사하다.


남은 계절도 씩씩하게 잘살자 복돌아!

우리 아가 예방접종하느라 애썼다. 대견하고. 사랑해.

오늘 밤 잘 자고 내일도 멋진 데이트 부탁해^^


복돌이는 이미 꿈나라에서 축구하나 다.

이불 좀 그만 차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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