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퉁이 돌아 달리려는 버스를 세우고 몸을 던지듯 뛰어내렸다. 황톳길에 방귀 뀌고 달아나듯 버스란 놈이 남긴 자욱한 먼지가 시야를 가렸다. 뜨거운 조약돌이 벗어진 맨 발바닥을 공격해도 소머즈급 달리기로 동네입구에 들어섰다. 자지러지는 울음이 들렸다. 뜀박질이 한층 바빠졌다.
" 아가"
" 우아아아 앙~~~ 흑흑흑"
아이는 서럽게 울었고 나는 와락 아이를 안고 주저앉았다.
소나기 같은 눈물을 쏟았다.
" 엄마 왜 울어요. 엄마~~~"
나를 흔드는 아들 손길에 잠이 깼다.
잠든 복돌이를 품에 안은채 여전히 고인 눈물을 뚝뚝 떨궜다.
꿈이다.
처음 아기꿈을 꾼 것인데 하필.
뜬금없는 스토리가 너무 신파라서 깨어나니 머쓱했다.
아기가 칠 개월 들어섰다. 내손을 떠날 날에 한 발 더 가까워져서 나도 모르는 사이 분리불안이 생겼나 보다.
생뚱맞은 눈물바람, 아들 보기에 부끄러워 슬그머니 귓불이 붉어졌다.
"미사 다녀올게."
"우왕~~."
206일 차에 드디어 분리된다는 것을 알아챈 복돌이가 주일미사 가는 나를 붙잡았다. 손보다 울음이 빠른 내 강아지. 귀여운 투정을 뒤로하고 가을 가득한 성지로 나섰다.
매주 일요일, 엄마 아빠를 배웅할 때마다 혹시 아이가 울며 안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하지만 복돌이에게는 아직까지 할머니가 최고! 나도 복돌이가 최고!
내 목을 끌어안는 복돌이 팔 힘이 제법 세졌다. "할머니~~" 나에게만 들리는 목소리와 천사 같은 미소가 매일 행복의 도가니탕으로 나를 이끈다. 이 녀석 없으면 무슨 낙으로 살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