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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쾌한 임줌마 Apr 30. 2024

진짜? 먹었어? 먹어버렸네..

애들이랑 어릴 적 사진을 보고 있었다. 언제 이렇게 컸나~ 하며 한 장 한 장 넘기다가

큰아이 5살 작은아이 3살 무렵쯤 서로 아이스크림을 먹겠다고 찡찡거리는 동영상을 봤다.

"싸우지 않아요 한입씩 사이좋게 먹는 거예요"라는 영상 속 내 목소리도 들린다. 왜 하나씩 안 주고 나눠먹고 있었을까 생각하며 보다가 큰아이 10개월쯤이었나.. 그때가 떠올랐다!




시간 : 때는 바야흐로 12년 전!

장소 : 시댁(식사 후 아이스크림 먹는 중!)




아기가 어른들 밥 먹을 때 입맛을 다시거나 관심을 보이면 밥 먹일 때가 된 거라고 어른들이 그러셨다.

그러나 우리 집 큰 아이는 시기는 의미가 없다. 늘~ 입맛을 다시고 늘~ 먹고 싶어 한다.

시댁에서 다 같이 밥을 먹고 후식으로 막대 아이스크림 하나씩 먹고 있었다. 우리 큰아이가 10개월쯤이었는데 아이스크림 드시는 할머니 앞에 초집중을 하며 입 벌리고 앉아있었다. 머리숱이 얼마 없고 얼굴은 시아버님과 너무 똑같이 생겨서 보고 있으면 자꾸 웃음이 난다. 


나는 아이스크림 한입 먹고, 아이보고 한번 웃고, 다시 아이스크림 먹고, 아이 한번 보고,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하다가 내 눈을 의심했다. 잘못 봤나? 싶었는데.. 내 시력은 문제가 없었다.

어머니가 본인 드시던 아이스크림을 너 한입 나한입 하는 연인들 마냥

당신 입에 한번, 아이 입에 한번, 또 당신 입에 한번, 아이 입에 한번...

그냥 한입도 아니다 다들 스크류바 먹는 방법은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알 것이다.

어머니 입속으로 들어간 아이스크림은 몇 번 회전을 하고 우리 아이 입으로 들어가 똑같이 오른쪽 왼쪽 회전을 한다. 애는 좋~다고 침 흘리며 손뼉 친다. 10개월에 신세계를 맛보았지!

모든 게 조심스럽고 모르는 거 투성이인 첫아이 키우는 시절이다.

그리고 돌도 안된 10개월이다. 과일로 맛을 낸 단맛도 아닌 대기업의 맛깔스러운 기법으로 만들어진 아이스크림이다. 누구도 싫어할 수 없다. 10개월도 아는 눈빛이다! 너무나 맛있다는 것을..


"어머니.. 아직 아이스크림 먹으면 안 되는데요.."

"상관없어 너네도 다 이렇게 먹고 컸어"

"그래도.. 아직 이유식 먹고 있는데.."

(물론 우리 딸은 단거를 먹었다고 해서 이유식을 거부하는 그런 일 따윈 없었다! 그래도...)

"얘! 내가 뉴스에서 봤는데 어른들 침이 애들 면역력에 좋고 충치를 예방한데"

(그 기자님 누구신가요~ 잠시 저랑 면담 좀 하실게요)


그렇게 말씀하신 후 다시 입에 들어갔다 나온 아이스크림은 내 눈엔 다 침으로 보였다...

우리 애는 또 박수를 친다... 

아버님은 손뼉 치는 손녀를 보며 함박웃음을 지으신다..

내 얼굴은 그냥 회색이다. 다크그레이~

우리 남편은 TV를 보고 있다. 그냥 들어가라 들어가.




얼마 전 치즈케이크를 먹고 있던 둘째가 포크로 한껏 찍어서 입으로 넣다가 바닥에 떨어트렸다.

큰애랑 나는 동시에 외친다 "하나, 둘, 셋"

그렇다! 바닥에 떨어진 음식은 필수요 땅에 떨어진 음식은 선택이라 했거늘

3초면 먹어도 됨이 국룰이다. 외국은 5초 룰이 있다는 속설도 있다는데

그 시절 난 오늘의 나를 상상도 못 하겠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속설은 속설일 뿐!! 따라 하지 마세요~^^

(왜 진짜 우리 아이 충치가 없을까요.. 누가 나 좀 말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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