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표준, 영국&일본 판형의 차이. 그리고 우리나라의 판형 운용
전 게시물을 보면 A4는 국배판인 식으로 쓰여있는 사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엄연히 다른 판형이다. A4의 사이즈는 210 ×297 국배판의 사이즈는 227 ×303으로 확연한 사이즈 차이를 볼 수 있다. 많은 이가 A4=국배판이라고 같은 사이즈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 문제는 근본적으로 인터넷 여기저기 퍼진 정보에 비해서 부연 설명이 많이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전 게시물에서 연장선으로 이 게시물을 발행하게 된 계기이다. 이들이 어떻게 다른지 알기 위해선 우선 전지마다 탄생 배경을 알아봐야 한다.
A 시리즈의 경우 국제 표준 (A4 등 A 계열)을 따르며 이를 ISO 216으로 칭한다. 우리나라는 국제 표준을 따른다. 국제 표준인 만큼 사무실이나 가정집에서 쓰는 종이 대부분이 해당 시리즈로 이뤄져 있다. B 시리즈는 A 시리즈의 비율이 같다. 상식선에서는 A 시리즈보다는 B사이즈가 조금 크다는 정도로 이해해도 좋다. 각 사이즈는 A1(841 ×594)의 경우 국전지(939 ×636)에 맞는 편이고, B1(1030 ×728)의 경우 46 전지(1091 ×788)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A시리즈가 국전에, B시리즈가 46전지에 맞는건 아니니, 변수가 있는 규칙정도로 기억하면 좋다.
종이 규격은 독일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을 표준으로 삼고 있다. 이 규격의 기본인 A0는 가로와 세로 비율이 1:√2로 그 면적이 1㎡에 해당하는 크기이다. (…)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복사지인 A4용지(210 ×297mm)의 바로 크기는 이렇게 결정된 것이다.
출처 : [디자인 개념어 사전_김경균 편] 23. 국배판, 46 배판
국판 시리즈는 일본에서 서양에서 수입한 종이를 인쇄를 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국판의 '국'은 국화의 국을 따온 거로 어원이 일본에서 건너와 우리나라에서 정착했다고 한다. 현재에 와서 우리나라 출판사에서도 국판 시리즈로 제작된 책들이 많다. 국내 제지사도 발맞춰 국내지에서도 국판 시리즈를 인쇄하기 위한 국전지를 생산한다. 돌이켜보면 동양에서 국전지가 흔히 등장하는 이유가 바로 일본의 국판 시리즈 영향에 있다. 국판 시리즈는 국전지로 인쇄하면 종이 손실률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위 사진에서 어떤 식으로 종이 손실률을 낮추는지 보자. 우선 국전지와 국판 시리즈를 나란히 대조해보았다. 판형의 사이즈와 이에 맞는 절수를 계산해, 사진과 같이 같은 색끼리 묶어놓았다. 5~15mm 사이 손실률을 통해 종이 손실률이 극히 적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인쇄할 전지 사이즈를 몇 벌수로 넣을 건지, 계산해서 제작할 수 있다.
국판은 메이지(明治) 14년경 신문용지를 미국에서 수입해 신문 이외의 일반 인쇄용으로도 재단하여 판매하면서 만들어진 용어다. (…) 따라서 A1 종이를 국전지라고 부르는데 정확하게 말하자면 A1보다 국전지는 가로 세로가 조금 더 크다.
출처 : [디자인 개념어 사전_김경균 편] 23. 국배판, 46 배판
46 전지는 서양에서 인쇄기를 수입하고 보니 이에 맞는 전지가 필요하여 제작된 것이다. 우리나라 시중에서 나온 대부분의 판형이 해당 전지로 많이 제작되었다. 그만큼 46 전지가 사용량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쇄기에는 전지로 들어가기에 큰 사이즈여서 46 전지의 반절(2절)로 주로 이용된다. 46 시리즈 역시 46 전지로 쓰면 종이 손실률은 낮은 편이다. 내가 근무하는 출판사에서도 현재까지도 제작을 할 때 제일 많이 사용하는 사이즈여서 해당 사이즈로 종이를 구매하는 일이 잦다.
위 사진에서는 새로운 예시를 들고 와 보았다. 타블로이드 판과 46전지의 8절을 비교해보았는데 앞서 본 사례와 다르게 12~20mm 사이 손실률 보인다. 많이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판형 중에는 여러 시리즈에 비에 손실률이 높은 판형이 드문드문 있는 편이다. 이런 경우는 손실률을 고려해 종이 주문량을 늘리거나, 손실률을 줄이기 위해 다른 사이즈의 규격을 찾기도 한다.
소국전, 대국전은 종이 손실률을 낮추기 위해 등장한 종이이다. 소국전은 대부분의 국전지에서 나오는 판형이 생각보다 손실률이 큰 경우 대체재로 언급된다. 대국전은 반대로 46 전지의 대체제로 주로 사용된다. 소국전, 대국전은 자주 쓰는 종이(모조지, 스노우지, 아트지 등등)에서는 흔히 있지만, 특수지나 수입지에서는 해당 사이즈를 찾기 힘들다.
국전, 46전 등 배경 참고자료
이쯤에서 궁금해질 상식, 판형이 전지에 몇 벌수(절)가 들어갈지 아는 방법이 없을까? 이에 대해서도 추후 '판형 조견표'로 계산하는 방법을 공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