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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하 Dec 21. 2020

젊은 베르테르에게

Beethoven Sonata No.14 'Moonlight'  

탐미 耽美_ 달 


젊은 베르테르에게 

부제: Beethoven Sonata No.14 'Moonlight'



1악장 Adagio Sostenuto


나는 얼마나 초라하고 무력한가. 순간의, 멈춰있는 구름조차 마음으로 잡을 수 없다. 

흐른다. 하늘은 끝이 없고 흐르는 구름은 말이 없다. 


베르테르, 

저는 마음이 심하게 요동치거나 스스로 절제가 힘들어질 때, 항상 당신의 이야기를 찾고는 합니다. 

당신의 불안정하고 폭발적으로 치솟는 감정의 변화가 저와 닮아있다고 느낍니다. 

당신은 언덕, 우물가, 혹은 보리수나무가 있는 오솔길을 걸었지만 저는 달을 보며 마음을 위로받고는 합니다. 고요한 새벽은 들뜬 기분을 차분하게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지나친 감상에 빠지게 만들어, 

하염없이 창밖을 보며 걱정과 고뇌에 몸부림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은 그날, 

저에게 한꺼번에 모든 것이 일어났던 그 날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2악장 Allegretto


이것은 잠깐의 위안이다. 

살포시 흔들리는 이름 없는 들꽃을 본다. 



3악장 Presto Agitato 


번쩍이는 섬광. 검붉게 멍들었다. 

진동하는 하늘. 짓이겨진 구름. 


베르테르, 

아무도 없습니다. 이 미칠 듯한 마음을 이해해 줄 사람이 있을까요? 

저의 모든 요동치는 감정들,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되는 마음과 모습을 깨닫고 있습니다. 


불안과 절망의 움직임, 내면에서 퍼져나가는 빛을 갉아먹는 허무와 절망의 느낌을, 

당신은 느껴보셨겠지요. 



https://youtu.be/6mG3ltupISs

위의 글과 그림으로 만든 짧은 영상입니다. 


탐미 耽美.

사로잡는 것, 아름다움, 소유하고 싶은 것들에 흔들리는 마음에 대하여.

음악을 기반으로 한 에세이입니다. 내용의 일부만 적었습니다. 
완본은 독립서점 '스토리지북앤필름' 온라인/오프라인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우울과 몽상, 그리고 데카당스> <블루, 밤의 가스파르> 와 비슷하면서 결이 다른, 
시적산문을 표방한 그림 에세이입니다. 




독립출판 그림 에세이 '우울과 몽상, 그리고 데카당스' 

https://brunch.co.kr/brunchbook/moonjiha



그리고, 또 다른 독립출판 그림 에세이.

https://brunch.co.kr/brunchbook/jiha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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