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마와에 다다르다
마와는 다른 무엇보다 먼저 깨어났다.
시간보다 먼저, 소리보다 먼저,
그 무엇보다 먼저 깨어났다.
방향은 정해져 있었다.
사방으로 병거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말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것은 말의 그림자에 가까웠다. 아니다, 그림자보다는 형태만 대충 갖춘 덩어리에 가까웠다.
한 병거는 남쪽에서, 하나는 서쪽에서, 또 하나는 동쪽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네 번째 병거는 움직이지 않았다. 북쪽의 병거는 머물러 있었다.
마와는 네 번째 병거 아래에서 깨어난 자였다.
마와는 깨기 전의 기억을 더듬어 보았지만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의 움직임과 함께 북쪽의 병거가 깨어나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가 손을 뻗자 북쪽의 병거는 망설임없이 그의 앞에 멈춰섰다.
가뭄으로 모든 것이 타들어가버린 땅에서 마와가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땅은 바스러지지 않았다.
땅은 그의 움직임을 알고 있다는 듯 그의 길을 다져내고 있었다.
마와는 도시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도시로 향하는 길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지도에서 한참을 벗어난 곳에 위치한 도시는 찾는다고 찾을 수 있는 곳도 아니었다. 이름도 길도 없는 그 도시에서 항아리가 움직이고 있었다.
그곳에 '기억된 자'가 있다.
기억은 봉인의 모양으로 잠들어 있으며 기억을 흔드는 발걸음이 시작되었다.
마와는 아직 자신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마와의 눈에 자신의 손에 새겨진 붉은 선이 들어왔다. 병거는 그 선을 따라 움직였다.
도시에 가까워질수록 기척이 느껴졌다.
남쪽에서 내려온 병거는 이미 그 곳을 한 바퀴 돌아 나간 듯했고, 동쪽의 병거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듯했다.
서쪽에서 온 병거는 이미 항아리 곁을 지나간 흔적을 남겼다.
마와는 기억에 기대지 않고 사고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자신은 이 네 번째 병거와 함께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병거는 '심판'이 아니라, '기억의 조율'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하늘에서 종소리가 울렸다.
아주 낮고 묵직한 소리.
고서의 세 번째 장이 열렸다는 신호였다.
마와는 병거에 올라타지 않았다.
대신 병거와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조용한 길 위에는 바람도 불지 않았다.
마와의 눈이 밝아왔다.
다음 도시에서 누군가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마주하러 가는 길 위에 있었다.
"셋째는 말 없는 균형자다.
그가 깨어날 때, 심판은 속삭임으로 시작되고,
기억은 다시 살아난다."
– 무언의 고서, 세 번째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