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자연스럽다

by 작은나무

나무가 모든잎을
깨끗이 떨어뜨리고나면
우리는 기나긴 겨울을 맞는다.


그들은 언제 잎을
떨어뜨려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으며
마지막잎을 떠나보내기까지
한치의 망설임도 조금의 실수도 없다.


잎을달고 있으면 그만큼 많은 물이
필요하고 건조한 겨울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겠지.


우리는

추운 겨울을 나는

동지가 되어 따뜻한 봄을 손꼽아,
정말 손꼽아 기다린다.


기다렸던 봄비가 내리고 나면
연두색잎이 피어나는 그 기념비적인
첫날을 놓치지 말고 꼭 보자고.


함께 기뻐하자고 늘 다짐하는데
매번 똑같다.


정신을 차려보면
이미 만연에 초록물결이다.


나는 그날을 또 놓쳤다는 아쉬움보다
그저 감탄하고 만다.


창밖으로 보이는 이 연두색잎이
짙은 초록으로 변하는 날
여름이 시 시작되겠지.


나무들은 이런 과정을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얼마나 반복했을까.


'자연스럽다'는 말이
더 깊이깊이 와닿는 귀촌생활.


자연은 정말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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