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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환오 May 10. 2024

유튜브에서 말하는 부수입 창출은 진짜일까요?

도전했지만 성과가 안 나오는 건 내 인내심 부족인 건가..

나는 지독히도 SNS를 기피하는 성향이 있다. 솔직히 할 줄도 잘 모르고 그걸 왜 해야 하지? 필요성을 잘 못 느꼈던 것 같다. 나에게 SNS란, 대학교 시절 도토리로 배경음악을 샀던 추억의 싸이월드가 끝이니 말 다했지. 20대 푸릇푸릇한 청춘일 때 나 역시 또래들과 마찬가지로 화장하고 꾸미고 친구들과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 일에 꽤나 재미를 느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덧 마흔셋이 되어버린 나는, 퍼거슨 감독의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말에 '아무리 생각해도 명언이야.'라며 고개를 끄덕이곤 한다. 결혼하고 두 아들 육아에 빠진 몇 년 동안 예쁘게 꾸밀 일도, 유명한 맛집이나 좋은 호텔 가서 사진 찍을 일도 없었기에 어찌 보면 자기 합리화였는지 모른다. 


그런데 바야흐로 SNS를 적극 활용해야 돈을 버는 세상이 왔다. 이미 몇 년 전부터 그런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었는데 애들과 한 몸이 되어 지내는 동안 나는 세상이 변하는 속도를 못 쫓아가고 있었다.


심지어 사람들이 제일 많이 본다는 유튜브도 접한 지 몇 년 되지 않는다. 핸드폰 앱으로 깐 지 3년이 안된 듯하다. 유튜브를 처음 접한 것도 친오빠가 '신사임당'이라는 채널을 카톡으로 보내준 게 시작이었다. 남편의 퇴사 후, 내 관심사는 돈과 관련된 콘텐츠들이었으니까. 

신사임당 채널을 접한 뒤, 월급쟁이 부자로 은퇴한 너나위님까지 모두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된 유명인사들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들처럼 아파트 투자를 할 수도 유튜브로 돈을 벌 수도 없는 평범한 아줌마였다.(이 역시 누군가에게 고용된 '근로자' 신분으로만 살아온 나의 안일한 핑계인지도..)

그래서 조금 작은 언더그라운드 채널에서 하루 10분 투자 한 달 50만 원 추가수입!! 뭐 이런 콘텐츠들을 보고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시도한 것들 중에 그나마 수익이라고 말할 수 있었던 부업은 '인콘'을 통해 내가 공공기관에서 입찰하는 사업에 투찰 해서 낙찰받은 수수료? 였다. 말로 풀어내니 엄청 어려운 일 같지만 직접 실행해 보고 익숙해지면, 어느 순간 기계처럼 컴퓨터 앞에서 탁탁탁 클릭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하루 10분 투자! 한 달 80만 원 추가수익!! 이게 내가 썸네일이었는데.. 실상은 어떠했는지 다음 회차에 낱낱이 밝히겠음.)


그리고 수익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짬 짬 이로 벌은 내 커피값들..

이벤트 어플에 매일마다 새로운 이벤트들이 올라온다. 랜덤 '운'으로 받은 커피 쿠폰들은 고스란히 '니콘내콘' 앱에다 올려서 돈으로 바꾸었다. 



짠내 난다 짠내나.... 하지만 그때는 절실했으니 했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투자시간 대비 너무 수익이 적다. 지속적으로 매일 하기에 가끔 현타가 와서 하다 안 하다를 반복했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 SNS울렁증이 있는 나는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페북이나 인스타를 깔아놨다. 하. 하. 하. 이런 용도로 SNS를 쓸 줄이야..


그리고 브이컬러링 제작도 해봤었는데 사실 브이컬러링이 뭔지도 몰랐었다. 누군가 전화가 오면 핸드폰에 뜨는 화면을 내가 돈 주고 살 수가 있나 보다. 예를 들어 멋진 바닷가 풍경이나 꽃들이 바람에 흐느적거리는 힐링 느낌의 영상들. 아 이런 것도 돈 주고 사는구나.. 그 짧은 영상을 만드는 거다. 무료 사진 사이트에 가서 나름 이리저리 조합해 만들어 잽싸게 신청했지만  2달 남짓 기다려 통신사에서 받은 대답은. 

내가 올린 영상은 신청자들이 너무 많이 겹쳐서 올릴 수가 없단다. 껄껄껄~


아 다들 나와 같구나. 절실하다. 나만 절실한 게 아니다. 다들 열심히 부수입을 만들려고 유튜브에서 공짜로 이거 해보세요!라고 올라오면 해보는 거다.

 

그래서 결론은...

이리저리 여러 부업을 시도해 보았지만 2년 넘게 정착한 부업은 '인콘'이라는 업체를 통해 꾸준히 투찰에 참여하는 것. 요거 딱 하나 남은 듯하다.


유튜브로 썸네일만 보고 평범한 나와 같은 누군가는 한 달에 추가로 얼마 번다는데 나라고 못할까?

이 생각으로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해 봤지만 썸네일에 나온 돈에 혹하면 금방 지쳐서 포기하게 된다는 걸 여러 번 경험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썸네일에 나온 금액이 아니라 내가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인가 그리고 그 피드백(돈)이 나에게 빠른 시간 안에 조금이라도 들어오는가였다. 피드백이 오지 않으면 금방 포기하게 된다.


남편 역시 나의 추천으로 게임을 만들어서 전 세계에 파는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결국 수익은 내지 못하고 어려워서 포기하게 되었다. 그 사람은 유튜브에 나와서 수익을 내서 인증했던 사람이고 남편이 핸드폰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잘 맞다고 생각해서 추천했으나 결국 그 사람에게 강의료만 지불하고 끝나버렸다. 

그 사람 잘못은 아니겠지. 분명 누구나 있습니다.라고 말했는데.. '누구나'에 해당되는 사람이 우리라고 믿었던 '우리'가 잘못인 걸까.


그래도 2년 넘게 도전해서 하나 건졌으니 절반은 성공이다.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낫지 않은가.

참, 사는 게 쉽지 않다. 돈 버는 건 정말 어렵다. 그래서 요즘은 따박따박 월급 꽂아주는 더러운 회사 안 그만두고 다니는 직장인들이 제일 존경스럽다. 나 역시 10년 직장생활을 버틴 지독한 직장인었다. 그러니까 나는 나를 존경한다. 지금도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할 거라고. 오늘은 나를 꼭 안아주고 싶다. 

넘어져도 괜찮아. 다시 일어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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