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들, 크리스마스 다들 잘 보내셨지요?

오랜만에 글로 '끄적끄적' 인사드립니다~~

by 환오

매년 12월 25일은 지구상의 모든 아이들의 꿈이 실현되는 날이다.

KFC할배와 비슷한 체형의 산타할배가 루돌프 사슴이 이끄는 썰매를 타고 집으로 선물을 가져다주시는 날이니까.(아, TMI로 KFC 징거버거 사랑하는데 집 근처에 생겼습니다. 만세~)


어릴 때 보던 TV에서는 산타할아버지가 굴뚝으로 들어오던데 우리 집은 굴뚝이 없어서 못 오시는 건 아닐까?

나에게도 그런 상상을 하던 순수한 어린 시절이 있었다.

그 소녀는 세월이 흘러 두 아이들의 엄마가 되었고, 잊고 있었던 산타를 아이들 때문에 상기하게 되었다.


7살, 11살 형제는 한 달 전부터 산타할아버지한테 받고 싶은 선물을 읊어댔다.

어떤 선물인지 메모해 두고 한 달 전부터 매일마다 사이트를 검색한 뒤 최저가다 싶을 때 결제를 한다.

배송되는 날 아이들이 먼저 택배를 볼까 봐 심장이 조마조마했으나 다행히 대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아이들이 집에 오기 전 손이 안 닿는 서랍장에 꽁꽁 숨겨두었다.


이브 저녁에 빨리 자야지 산타할아버지가 오신다고 하니 두 녀석 모두 순순히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당일인 어제 아침 7시, 나보다 눈을 번쩍 뜬 아이들이 입을 뗀다.


"엄마 몇 시야?"

"음... 조금 더 자도 돼~ 아직 7시야~"


"엄마,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주고 가셨어?"

"글쎄~거실에 있겠지~"


"나가서 볼래!!!!"


두 아이들은 깨워도 안 일어나던 평일과 다르게 용수철처럼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 방문을 열었다.

트리 앞에는 각자가 원했던 로봇들이 있다.

찢어지는 아이들의 목소리.


그래, 이 맛에 사주지. 며칠 안 가겠지만 저렇게 좋아하니 안 사줄 수가 없다.

게다가 일 년에 생일,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딱 3번뿐이다.

아이들이 거창하게 선물을 요구하는 날이.

뭐, 이 정도면 감지덕지 아이들한테 감사하다고 해야 한다.


두 아이 모두 어릴 때부터 큰 대형마트나 장난감 가게를 가도 우리 부부 입에서는 한곁같은 말이 나왔다.


눈으로만 보는 거야~





떼부리지 않는 훈련.

그 훈련을 다행히 아이들은 잘 따라와 줬다.

그래서인지 마트에서도 이거 사줘, 저거 사줘 울고 불고 떼부린 기억이 거의 없다.

말 잘 들어준 두 아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만큼은 주머니 탈탈 털어 바쳐도 아깝지가 않다.


산타할아버지한테 선물 받을 나이는 지난 지 오래됐지만..

남편을 가만히 안아주고 귀에 대고 속삭였다.

"고마워, 기특이, 튼튼이 두 아이 만나게 해 줘서.."

남편이 그 말을 듣더니 내 귀에 대고 말한다.


"알면 잘해~"


풋, 그래..


이제부터 나한테 크리스마스 선물은 두 아이들로 퉁쳐도 된다.

그거면 된 거지.



p.s 저는 남편이 미울 때마다 아이들을 보면 신기하게 속이 내려가더라고요.

아... 이런 거구나... 우리 엄마도 이랬겠구나.. 싶은 요즘입니다. 껄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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